cat's/움직이는 나비파 2011. 1. 31. 16:27





그루밍 한번 잘못 했다고 여섯살 오래비의 멱살을 잡는 야호는 어느모로 보나 군기반장인 메이에게서 암컷 대장의 위치를 물려받기에 손색이 없어보입니다. 수컷들에게는 엄한 누나이자 강단있는 여동생. 한치의 틈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건 야호가 멋진 암컷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워낙 고양이 사회는 성차별이 심한편으로, 수컷들이 암컷들에게 맞고 사는건 못나서가 아니라 그만큼 잘난 수컷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요, 히로처럼 암컷이 주먹질 한다고 똑같이 힘으로 찍어누르는 수컷은 대장 노릇 오래 못 합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매서운 야호도 바로 손위 언니지만 콩알만한 동고비나 어미처럼 따르는 나오미, 군기반장인 메이 등 암컷들에게는 다정하고 너그러운 자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재미있는건 이 `암컷들'에 저도 포함되어있다는겁니다.













동영상의 뒷부분에 나오는 혓바닥 잡는 장난은 죽은 양양과 가끔 하던 장난이었는데요, 고양이는 사람 손등의 껍질이 벗겨지도록 핥는다거나 사람은 고양이의 혓바닥을 잡는, 이런 장난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아 넘길수 있는 상대는 양양 이후로 야호 뿐입니다.
끝없이 그루밍을 주고받는게 가능한, 자신과 동등한 암컷으로 여기는듯, 간혹 이렇게 장난을 쳐도 너그럽게 받아 넘깁니다.

서열이 낮은 고양이는 서열이 높은 고양이의 허락이 없이는 그루밍을 해 줄 수 없으며 허락을 받았더라도 그만두라는 눈치를 주는 즉시 멈춰야지 그렇지 않으면 두들겨 맞기 일쑤라죠. 비슷한 이유로 메이와 나오미는 저와 이런 장난을 편히 주고받지 못합니다.
(재구는 예외였습니다. 그건 개거든요. 같은 개지만 브즈는 안될겁니다, 엄청나게 무서워 하거나, 어쩌면 주둥이 잡힌 개 처럼 죽은듯 멈춰버릴지도 모릅니다. 왠지 오동이는 가능할것 같기도.... 흠, 기회가 닿으면 해 봐야겠네요.)

참고로 저를 포함한 성북동 암컷들의 서열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습니다.
동고비는 자신이 메이나 나오미, 야호보다 서열이 낮지만 저와는 같거나 높다고 생각하고,
야호는 자신이 나오미와 메이보다는 낮지만 저와는 동등하고 동고비는 자신의 아래라고 생각하며,
메이는 자신이 지상 최고의 서열을 가진 저와 다른 미천한것들의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고 믿고있으며,
나오미는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언니 메이와 주인인 저 이외의 것들은 아마 뭐가 더 있는지도 잘 모를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마도 나>메이>나오미>야호>동고비>나>메이>나오미>야호>동고비>나>메이>나오미>야호>동고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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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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