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시시콜콜 궁금증 2009.05.11 05:31


2006년 7월, 쥐끈끈이에 온 몸이 휘감겨 들러붙어 발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던 녀석을 집어왔습니다. 난데없는 애물단지라며 이름을 단지라고 붙였는데, 이름탓인지 그 이후로 업둥이가 끊이지 않고 들어오네요. 물론 제 손으로 집어오는 경우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그거나 저거나 업둥이인건 마찬가지.  애물단지가 들끓어요 글쎄. 투덜투덜.

그건 그렇고, 어릴적 동네 개구쟁이 장난질에 머리칼에 껌이 붙어본적 있으신가요? 그거 식용유로 문질러 떼어내는 방법을 모르고 가위로 숭덩 잘라내고는 속이상해 눈물을 쏙 뺀 경험을 가진 분도 계실거에요. 쥐끈끈이나 본드도 마찬가지로 기름에 녹습니다,

그게 정말 식용유로 지워지냐구요?
믿고 아래 순서대로 따라보세요.




1. 식용유

우선 식용유 작은통을 하나 턱 준비해놓고.. 대야에 콸콸 부어 고양이를 텀벙 담궈야 합니다.
단지의 경우 귀 한쪽 어깨를 제외한 귀 끝부터 꼬리 끝까지 전부 끈끈이에 휘감겨 있었습니다, 아마도 끈끈이에 새끼고양이가 붙자 떼어낼 엄두를 못 낸건지, 아니면 횟집에서 잡으려던 목표물이 새끼고양이였던건지, 끈끈이를 휘휘 감아 온 몸에 발라놓은것 같은 느낌으로 엉겨붙어 있었으니 그야말로 콸콸 부어 풍덩 담궈야 했습니다.








쥐끈끈이가 어지간해서 쉽게 녹는건 아니라서 기름을 물 쓰듯 펑펑 부어대고 뼈마디야 녹아나라 하는 심정으로 죽어라~ 주물러대지 않으면 끈끈이가 덜 녹아서 이 꼴이 될겁니다. 오만가지 먼지며 털이며 모래며 자석 처럼 죄다 붙이고 돌아다니거나 발바닥이 바닥에 쩍쩍 들러붙어서 걷지 못하지요. 그러니까 기름통에 빠뜨려서 한나절쯤 절인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주물러서 녹여내셔야 해요.


"단지야 먄, 나도 첨이라 서툴러서 그랬지" -_-;







머리까지 범벅이라면 미리 귓속에 화장솜을 뜯어서 꽁꽁 뭉쳐서 끼워넣으세요 목욕중 얼굴까지 죄 기름으로 문질러대고 헹궈야하니까 귀에 물 들어가면 큰일이거든요. 기름질을 한~~참 해서 다 녹여냈다 싶으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이번엔 기름을 닦아내야 하거든요.

 






2. 퐁퐁 대신 베이킹소다.

퐁퐁과 베이킹소다로 실험을 해봤습니다. 결론은 베이킹소다 승.
흠뻑 적신 상태로 베이킹소다로 인절미 처럼 만들어버리세요, 아니면 눈사람 처럼 베이킹소다가 털에 떡져 엉겨붙을 정도로 처덕처덕 발라도 좋구요. 혹은 모래찜질 하듯 베이킹소다가 담긴 통에 눈만 빼놓고 팍 심어;; 버리는것도 좋겠네요.
중요한건 이건 뭐 너무하잖아!! 싶게 펑펑 쓰지 않으면 차라리 피부에 독해도 주방세제를 쓰는쪽이 훨씬 낫습니다, 베이킹소다를 아낌없이 펑펑 쓰게되면 기름도 잘 빠지고 헹구는 시간을 대폭 줄일수 있으며 더군다나 세제와는 비할바 없이 친환경적으로 고양이가 먹어도 큰 해가 없습니다.




=베이킹소다가 없다면 =
샴푸나 비누보다는 주방세제(일명 퐁퐁)가 기름기 제거가 잘 됩니다, 이왕이면 자극성 적은 좋은걸 쓰는게 그나마 고양이 피부에 무리가 가지 않겠지만 제아무리 독한 세제도 쥐끈끈이보다는 덜 독해요, 그러니 팍팍 쓰는겁니다. 퐁퐁으로도 털에 쩔어붙은 기름은 없애기 쉽지 않습니다.


 







기름이 덜 빠지면 이 꼴이 나지요, "이 터럭에 뺨 한번 문질러봐. 얼굴에 개기름이 좔좔 흘러~" 이렇게요.


"진짜로 미안하다고.. 내가 언제 기름구덩이에 빠진 놈을 빨아 봤어야지.."






3. 구프
퐁퐁으로 열심히 빨았다고 털의 기름기가 쏙 빠지면 얼마나 좋겠어요, 위의 사진들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쥐끈끈이 해결 초보였던 저는 이 과정을 세번이나 반복하고서야 꽤 봐줄만하게 처리할수 있었습니다. 이 때에는 베이킹 소다가 없었기 때문에 집에 있던 구프(고양이용 목욕용품)를 사용했습니다. 아예 통을 비울 정도로 펑펑 썼습니다.

 







구프는 맹물로 그냥 헹궈내는것인데, 이것도 사실 일반 샴푸 보다는 피부에 자극이 심하다는군요. 그러니 최대한.. 충분히... 넉넉하게!! 아주 공들여서 헹궈주세요.

 







얼굴까지 샴푸칠을 해야만 하는 경우에 헹굴때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귓바퀴 뒷쪽을 손으로 감싸서 귓속에 물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아무리 솜으로 막았다고는 해도 솜이 막거나 머금을수 있는 물은 소량이고 그걸 조심하다 보면 목욕 시간은 또 엄청나게 길어질겁니다. 고양이가 버둥거리며 고개를 들면 이렇게 아예 엄지손가락을 이용해서 귓뚜껑을 아래로 잡아눌러 귓구멍을 닫아버리는것도 방법이에요.

 





구프까지 마쳤으면 이제 남은 기름기가 없는지 확인을 하고, 아주 넉넉히 헹궈내야 합니다. 헹구는 과정을 소홀히 하면 피부염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어떤 고양이는 쥐끈끈이가 붙었던 부위의 털이 한올 남김없이 홀랑 빠져서 맨살을 드러내고 지낸 케이스도 있을 정도로 피부자극이 심한데다가 퐁퐁이건 구프건 식용유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자극에 노출되었으니 더 열심히 행궈줘야 할겁니다.
단지도 약 보름간은 이제나 털이 빠질까 저제나 털이 빠져 알 고양이로 변할까 전전긍긍 했었답니다. 

 
얌전하게 샤워를 받고있는 단지.






자아.. 다시 한번 복습하자면, 말이 많았던것에 비해 아주 간단합니다.
1. 식용유로 끈끈이 제거
2. 베이킹 소다로 기름기 제거
(코스트코나 지마켓에서 대포장으로 파는 베이킹소다(중조), 혹은 편의점에서 파는 과일야채 씻는 그것!)
베이킹소다가 없을때는 - 퐁퐁으로 기름기 제거 - 구프로 잔여기름 제거
3. 상황을 보아가며 1번과 2번 반복
4. 사족이겠으나, 기본적으로 물은 적당한 온수로..  찬물에 풍- 담그면 고양이 기절해요! (실제로 기절한 케이스가 있었음)

이제 끝입니다.

 




















이건 왠지 윗 사진과 세트인것 같아서 뺄수가 없네요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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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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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음...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2009.09.03 06:30 신고
  2.  Addr  Edit/Del  Reply 과객

    하하 놀랍습니다. 애써 잊은 얀순이 떠오르네

    2009.11.25 22:02 신고
  3.  Addr  Edit/Del  Reply 미니네

    ㅎㅎㅎ 맛있게 드셨나요? 저 아기는 평생 목욕 안해도 될듯하네요..

    2009.11.29 13:49 신고
  4.  Addr  Edit/Del  Reply 바비

    정ㅁㄹ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2010.01.10 19:07 신고
  5.  Addr  Edit/Del  Reply yann

    ....아이코.
    지난주에 목욕시켰.....
    화장실에 왜 가두냐고 난리를 치더라고요.
    저땐 저렇게 얌전했으면서!;;;;

    2010.05.05 21:38 신고
    •  Addr  Edit/Del YahoMay

      06년 7월에 2개월은 되어보였으니 벌써 꽉 채운 네살이네요.
      단지는 제 기억 속 가장 얌전하게 목욕을 하던 고양이기도 하고
      가장 시껍했던 괭빨래의 기억이기도 하다죠.
      첫 끈끈이 제거 목욕할적에 끈끈이에 벌레가 그득했....
      울 뻔 했어요. ㅠㅠ

      2010.05.06 01:51 신고
  6.  Addr  Edit/Del  Reply 정말 감사해요!

    아 정말 감사해요 ㅜㅠㅜㅜㅜ 저희집 고양이가 썌까만색 이상한 끈끈이를 뭍혀와서 저걸 병원에 데려가야해나 했었는데 마지막 수단으로 인터넷으로 쳐봤는데 제대로 안나와서 포기하다가 우연히 이 글을 보구 식용유,베이킹파우더,샴푸 해주니깐 정말 거짓말같이 쫙- 빠지더라구요 ㅠㅠ 첨해본거라 10%정돈 기름기가 남아있어서 살짝 아쉽지만 그래도 그 징그럽던 검정색이 쫙 빠져서 너무 기분좋아요 ㅠㅠ 정말 감사합니다!!!!

    2010.07.17 11:29 신고
  7.  Addr  Edit/Del  Reply minm0924

    와 정말고마워여...우리 고양이도 잘하기를...

    2010.07.25 12:13 신고
  8.  Addr  Edit/Del  Reply jen

    우와... 그 놈 참 외계인같이 귀가 크다요.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올법직한 모델캐릭터에요.
    메이님은 우아하고 착하고 친절하고 재치있고 책임감 강하고 가끔 무섭게 그려지겠죠. ^^
    양이들랑 서로 말하고 나쁜 놈 만나면 당차게 혼내주고 백마탄 왕자가 등장하고 ㅋㅋ
    그 양이 눈동자 크게 뜨며 메이님 쳐다보는 모습 너무너무너무 인상적이에요.
    만화영화로 그려지면 정말 대박날걸요. 디즈니가 새로운 스토리에 목말라 있지 않나요.
    아무튼 이뻐이뻐이뻐~~~~

    2010.07.26 02:36 신고
  9.  Addr  Edit/Del  Reply 정말 고마버여 ㅎ

    길냥이가 끈끈이에 붙어있어서 다죽어 가는걸 오늘 걸을수는 있겠금 떼놨는데
    낼 다시 잡아서 다 떼놔야 겠군요 고맙습니다 ㅋㅋ

    2011.07.11 21:04 신고
  10.  Addr  Edit/Del  Reply 완전 감사

    진짜 감사해요 ㅠㅠ 울 카푸 죽었다 살아났씁니다.. 감사합니당

    2011.07.21 21:52 신고
  11.  Addr  Edit/Del  Reply 완전 감사

    우리 카푸 죽었다 살아났습니다 이걸 그냥 냅둬야되나 어케해야되나 아세톤 물파스 비누 다 써보다 인터넷 검색 ㅠㅠ 식용유에 이런 효과가 있다니 덕분에 저도 식용유 마사지좀 했네요 ㅠ 감사합니당!!!

    2011.07.21 21:52 신고
  12.  Addr  Edit/Del  Reply 오늘

    오늘 저도 두마리 3-4주 된 고양이들을 발견했습니다 각자 하나씩 쥐끈끈이에 붙어있었어요. 빨리 인터넷 검생해서 이걸 봤을 망정이지....어휴,,,!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1.08.04 21:19 신고
  13.  Addr  Edit/Del  Reply 참새

    잘 봤습니다..쥐잡으려고 끈끈이를 했는데 참새가 잡혔어요. 안타까워 인터넷에서 방법을 찾다가 님의 방법을 알게 되서 바로 지금 시행중입니다 ...

    2012.07.01 12: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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