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웅얼웅얼 혼잣말 2011.02.02 07:29




 

동물들에게 가장 부러운게 두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나이를 먹어도 티가 나지 않는 외모.
둘째는 보드랍고 따뜻한 모피코트.




게다가 엄청 예쁘잖아요.
탐 나죠.










작년보다도 더 추운 올 겨울,
놈들의 보송보송한 털코트가 더 부러웠습니다.
나쁜놈들.
지들만 털코트 입고.










부러워만 하다가 올해 손에 넣은 털코틉니다.
털코트 걸쳐보니 솜 패딩이고 다운이고 정말 털이 최고더라고요.
어찌나 뜨시던지 영하 16도를 넘나든다던 날에도 두툼한 솜바지의 무릎은 시려도 등 추운줄은 모르겠던걸요.
게다가 내 털은 빠지지도 않아요.
암 위너.
이제 꼬리만 있으면 완벽한데.











근데 여기서 딱 생각난거죠.
얘가 진짜 위너.
내 털처럼 얘 털도 안 빠지고 막 빨아도 되는데다가,
귀까지 있더라고요?
이거 너무하지 않아요?
얘랑 나랑 동갑인데?








근데 남의 옷 탐내는게 사람만은 아닌가보더라고요.




"아부지, 나 옷 쫌 벗어주소."






내용추가.
사진의 코트들이 인조털인게 잘 안 보이나봐요,
전 다들 알아보고 맞아맞아 하며 웃으실 줄 알았어요.










여기까지는 웃자고 만든 이야기고요,
요즘들어 간간히 비치는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어요.
고양이들의 일상 이외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게 참 어렵네요.





요즘 모피 관련 방송 이후로 말이 많죠.
먹는거나 벗겨 입는거나 거기서 거기 아니냐.
그런식이면 먹지도 말아야 하는거 아니냐.
이건 간단해요.
먹는것과 입는것의 차이점을 모르는건 그냥 무식한거에요.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다른 말들도 많습니다.
모피를 입는게 미안하고, 그런식이면 가죽도 쓰지 말아야 하는걸까 고민하는 분들의 말.

이건 어렵죠.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일상 생활에서 짐승 가죽을 없애는건 완전한 채식을 하는것보다도 어려우니까요.
우리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많은 물건들이 짐승의 뼈와 가죽과 그 가공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뭐가 옳은건지 잘 모르겠다면 최소한 사냥감의 어느 한 부분 남김 없이 온전히 다 쓰던 오래전의 모습을 생각하며 먹는것을 입는겁니다.

저는 동물성 단백질로는 닭과 소, 돼지, 그리고 아주 약간의 오리와 양과 해물을 먹습니다.
다른것은 먹을 기회가 생겨도 먹지 않아요.
가능한 먹는 짐승의 가짓수를 줄이려 노력합니다.
가끔 일정기간을 정해 소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도 하고 양은 커리에 들어있는것만,
오리는 제 평생 한 마리 정도를 먹었을겁니다.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치 않은 제가 이 이상 음식을 가려 먹는건 배부른 소리에요,
사실 있으면 뭐든 감사히 먹어야합니다.
남기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깨끗하게 먹고, 그 가죽을 씁니다.
허투루 버려지는 일 없이 낡아 떨어질때까지.
쓰지 않을 물건은 사지 않고 샀다면 뭐든 최대한 활용하며 고기를 먹지 않는 짐승의 털과 가죽은 최선을 다해 피합니다.
늘 성공하는건 아니지만 노력을 게을리 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문제가 되는건 토끼에요.
저는 토끼 고기를 먹지 않는데 토끼의 털가죽은 지천으로 깔렸거든요.
사실 그 토끼털의 일부는 중국에서 가공한 고양이의 가죽이라는것도 잊을수 없는데,
이걸 피해가는게 참 어려워요.
하다못해 고양이의 장난감만 해도 천지가 토끼털.
제 돈 주고 산건 아니지만 얻어입은 두 벌의 외투에도 모자며 안감에 토끼털이 트리밍 되어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습니다.
저도 모피 코트를 걸쳤던적이 있고 유달리 풍성하게 라쿤 털이 트리밍된 점퍼를 좋아했어요.
뱀을 먹어본적이 있긴 하지만 일상적으로 먹지는 않았고,
밍크도 여우도 라쿤도 악어도 먹지는 않지만,
그걸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예뻐서요.

그런데 어느날 보게된거죠.
살아있는 토끼를 거꾸로 매달아 그 퍼덕이는 몸에서 생가죽을 벗겨내는 모습을.
꿈틀거리는 시뻘건 살덩이에서 훈김이 오르던 그 모습을 봤습니다.
모니터 속의 동영상이 아니라 피비린내 훅 끼치는 재래시장 귀퉁이에서.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많은것을 봤습니다.
사람 손아귀에 목이 꺾여 단단히 쥐여서도 살겠다고 퍼덕이던 닭이며 거꾸로 매달려 불에 그을려지며 꿈틀대던 동네의 개.
산채로 솥에 담겨 끓는 물에 몸부림치다 뚜껑이 날아가지 않도록 큰 돌로 눌려있던 뱀.
어설픈 새끼 고양이 조차 병아리의 숨통을 물어 단숨에 죽이는 모습.
살아있는 다른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죽어 나온 새끼의 몸을 머리까지 먹어 없애던 어미.
그 눈을 모두 보았고 몸짓이 일으키는 공기의 파동을 느꼈으며 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지하철에서 밍크코트가 제 손을 스치고 지나갔을때 몸에 소름이 돋더군요.
제 몸은 아주 정직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 다를겁니다.
이런걸 보고 겪으며 점점 자신이 아닌 다른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살아있는것을, 살고자 하는 것을 죽인다는게 얼마나 무거운 일 인지 배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내 손에 저 칼이 쥐어져 살아있는 짐승의 목을 내리쳐야만 한다면,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제가 내린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그걸 할 수 없다면 나는 고기를 먹을 자격이 없고, 고기를 먹는다면 단숨에, 최대한 공포와 고통이 없도록 해야만 한다고.
그러니 무엇 하나 낭비할수가 없습니다.
짐승을 함부로 대할 수도 없었죠.
사람도 막 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 많은 죽음 위에 서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무가치하게 흘려보내지 않으려면,
살아있는 나는 가능한 진지하게, 내 삶을 최대한 즐겁게, 
내가 옳다고 믿는대로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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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Aquaphor

    적어도 우리가 자주 먹는 가축들은(소, 닭,돼지) 고통없게 빨리 죽였으면 좋겠어요. 도축하는데 보면 정말 안쓰러워요;;
    고기 먹는건 반대 안하지만 동물을 학대하며 천천히 고통주고 죽이는건 전 반대해요.

    2011.02.02 09:04
  2.  Addr  Edit/Del  Reply 바람의라이더

    전 엄청 울 것 같아서 동물농장 일부러 안 봤어요... 누군가 캡쳐해서 올린 이미지로만 봐도...
    숨이 턱턱 막힙니다.
    그 눈망울들.....ㅠㅠ

    2011.02.02 12:29
  3.  Addr  Edit/Del  Reply $$

    글을 안남겼지만 새로운 글은 꼭 와서 보고가는데.. 오늘 포스팅은 무슨 내용인지 헷갈리네요. 똑 부러지시는 분이라 말씀은 정확히 하셨을텐데 제가 못알아듣는건지. 위에 올리신 글의 제목과 사진 그리고 밑에 박스의 내용이 완전 다르게 느껴지는건 저뿐인지? 웃자고 만들었다고 하신 이야기치고는 사진과 글이 너무 와닿아서리.

    2011.02.02 17:37
    •  Addr  Edit/Del YahoMay

      사람이 짐승보다 잘났다잖아요, 부러우면 털도 만들면 된다~ 이거죠, 짐승 털이랑 달리 털도 안 빠지고! 걔들 털보다 뜨시고! 나이먹어서 인조털 걸치는거 모냥빠진다고들 하던데 저희 모냥 빠지나요?
      사진에 페이크퍼인게 안 보이나봐요, 역시 요즘 기술 좋단말이에요. ^^
      (제가 헷갈리게 썼나봐요, 사진으로 딱 보일줄 알았어요.)

      2011.02.02 17:44 신고
  4.  Addr  Edit/Del  Reply 아마조나

    저한테 퍼조끼 하나. 라쿤털이 모자에 달린 패딩잠바가 있습니다.
    무심히 넘겼던 그 옷들을 볼때마다..입을때 마다 이제는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앞으로 제 돈을 주고 사는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무지하고 잔인한 인간으로서 너무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네요 ㅠ.ㅠ

    2011.02.02 19:56
    •  Addr  Edit/Del YahoMay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태워 없애서 존재를 줄여나가는게 옳은걸까 아니면 이미 소비된것이니 끝까지, 낡아 흉해질때까지 써야 옳은것일까 하고요.
      머리는 전자를 원하는데 현실은 그게 없으면 당장 같은 용도의 옷을 새로 사야하니 그대로 입고 있는데요, 입을때마다 드는 죄책감을 확대하지는 않아요, 할 수 있는게 적어서 그렇지 저로서는 최선을 다 하고 있으니까요.
      뉘우치고 회개하는것 만으로 죄사함을 받을리 없으니 꾸준히 값을 치르는게 옳지않냐는거죠.

      2011.02.03 07:14 신고
  5.  Addr  Edit/Del  Reply 루베모모

    저도 어릴때 할머니 옷장에 걸려있던 여우목도리를 예쁘다고 생각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던 생각이 났습니다. 모피에 대한 진실을 알고나서부터 어째 모피, 여우목도리 등의 털들이 보기만 해도 슬프고 무섭더라구요. 어릴때 전 다만 동물을 키우지 못해 여우목도리가 죽은 동물이라기보다는 예쁜 동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인조가 아닌 천연 털트리밍이 풍성하게 된 후드, 코트를 좋아했는데 이젠 가능한한 피하려고 노력해요. 매번 모피는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고기는 왜 되는거냐고 묻는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없었는데 메이님이 쓰신 글을 보니 이제 대답할 수 있을것 같아요. 에스키모들 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남김없이 사용해줄 수 있는것. 적어도 고통이 적은 죽음 후에 그 남은 고기 및 털 가죽과 같은 부산물을 얻는 것을 사용하려노력해요. (사실 고통이 적게 죽었는지 알 수는없지만요.) 나아가서 앞으로 고기도 덜 섭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려구요.^^ 그나저나 아부지님의 털코트가 심히 부럽습니다.!

    2011.02.02 20:29
    •  Addr  Edit/Del YahoMay

      귀 달린건 아따네의 털입니다!
      귀엽죠~~~~ 근데 전 안 어울리더라고요. 흑흑.

      2011.02.03 07:14 신고
  6.  Addr  Edit/Del  Reply 쫑군엄마

    저도 모피 반대하면서 고기는 왜 먹냐는 이야기 듣습니다. 그래서 나름 고민하며 생각해봤던 답이, 나 좋자고 털만 채취하기 위해 산 목숨 모질게 끊는 것은 반대, 인디언, 에스키모인들처럼 모든 것을 버림 없이 사용한다면 그건 찬성이지만 인도적 방법으로 목숨을 끊게 할 것... 그래서 제가 먹는 것은 소, 돼지, 양과 오리, 닭입니다. 나머지는 안 먹으려고 하고 소와 돼지도 최대한 먹지 않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육식을 좋아하지 않아 다행히 어렵지는 않지만 회식에서 나오는 고기는 먹습니다. 실은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물고기는 좋아하지만...^^;;
    어쨌든 메이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합니다. 그래서 요즘 인조모피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에요. 저도 언니가 물려준 무스탕이 있는데 14년 정도 된 것이라 유행이 지나고 낡았지만 활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회사 앞에 먹으러 오는 길고양이 중 클래식 태비가 한 녀석 있습니다. 메이님 아이들이 생각나 더 친근하더라구요. 6일치로 그릇 세 개를 준비해 한가득 넣어주고 왔는데...
    오늘도 귀한 것 얻어갑니다^^

    2011.02.02 23:28
    •  Addr  Edit/Del YahoMay

      저는 맛있는건 다 좋아요, 헌데 맛있는 고기는 생각처럼 흔치 않아서 잘 안 먹게되네요.
      해물도 남들은 맛있게 느껴진다는 수준의 냄새도 제게는 좀 많이 비려서 잘 안 먹어요.
      제일 좋아하는건 나물비빔밥이요. ㅎㅎㅎ

      2011.02.03 07:16 신고
  7.  Addr  Edit/Del  Reply 치라얀

    ㅎㅎ 저도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잠시 뭐지; 하다가 포스팅 문맥상, 옷 생김상 페이크퍼겠구나, 했네요. ^^;

    그러고보니, ㅇ니ㅋ로; 에서 페이크퍼 제품들을 매년 내놓고 있답니다.
    목도리부터 코트까지.지난 디자인을 다시 내놓는 일도 없으니 그 브랜드의 페이크퍼 제품은 자주 구매해요.
    가격도 할인기간엔 절반 가격으로 타 브랜드티셔츠 한 장 정도인데다,
    얇아보여도 다운점퍼는 명함도 못 내밀게 따뜻하니까요.

    모피는 그 가죽의 주인들이 입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소나 타조처럼 가죽만을 취하기 위한 삶이 아닌 동물들의 고기와 가죽 제품은
    감사하며, 비교적 적은 죄책감으로 구입하지만
    뱀이나 링스, 레퍼드, 담비, 이들의 모피와 가죽의 '생생함'을 살린 상품들은
    옛 마당고양이의 사진을 뒤적이다 꼬리에 흰 포인트가 있었다는 걸 발견하듯;
    그 동물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생생히' 떠올리게 해서 볼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겨울털을 입은 링스의 배 쪽 흰털은 신비한 무늬를 가진데다 고급스럽고 부드러워요.
    토끼같은 뒷다리와 자기 얼굴만한 발을 가지고
    옆구리의 반점을 잔상처럼 남기면서 눈밭을 날아다니는 링스는 뭐 저런게 있나 싶게 멋지고요.
    하지만 다른 쪽으로 침흘리는 사모님들도 많습니다.
    3kg짜리 흰 링스 코트는 초고가여도 없어서 못 판다 하고요.

    생각의 프레임이 다르니 뭐라고 설득해도 바꾸기 쉽지 않을거에요.
    생명의 고귀함을 역설하거나 잔혹한 학살 장면을 보여주며 연민과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는
    이미 성인이 되어 프레임이 고정된 분들을 설득하기엔 무리인 듯 해요.
    해당 충격요법을 이용하여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교육하는 수 밖에 없는건가 싶습니다.

    2011.02.03 01:04
    •  Addr  Edit/Del YahoMay

      저는 남을 바꾸려는 노력까지는 못 하겠더라구요.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더 바뀌어야 할 부분은 없는지, 이런것만으로도 바쁘네요.
      제 어머니만 해도 십수년 우여곡절을 겪으며 하나 남은 여우털 코트를 아직도 애지중지 하시는데 그걸 탓하고 나무랄수는 없던걸요.
      그저 제가 바뀐것 처럼, 누군가도 뭔가를 보고 느끼고 바뀔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늘 하고 있어요.
      그게 제가 되면 그야말로 기쁘겠구요.
      그치만 그러려면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으흐흐흐 어우~~

      2011.02.03 07:04 신고
  8.  Addr  Edit/Del  Reply 하빈

    마음만 답답하던 화두에 대해, 배우고 갑니다. 저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2011.02.04 22:46
  9.  Addr  Edit/Del  Reply 라일락

    저도 얼마전에 코트 하나 샀는데 트리밍 된 털이 인조털이라고 쓰여있더라구요 예전같았음 천연털이었을때보다 뭔가 아쉬웠겠지만 이번엔 얼마나 다행인 맘이 들며 기분이 좋던지.. 이 옷 볼때마다 미안안해도 되겠구나 싶으며 웃었지요.
    요새 입고 다니는 패딩 모자에 라쿤털이 얼굴에 닿을때마다.. 라쿤아 미안해.. 미안해.. 맘이 잔잔해져요..

    2011.02.11 21:07
    •  Addr  Edit/Del YahoMay

      괭놈들이 뿜어내는 터럭 모아 털코트 짜 입을수 있음 진짜 좋을텐데 말여요.

      2011.02.11 22:22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