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0일 약수동의 작업실을 정리하고 집으로 짐을 옮기기 시작했었습니다.
작업대며 집기를 먼저 옮겨놔야 그 안에 기물이며 짐을 풀 수 있을테니 작업실의 집기를 놓을 자리를 만드느라 집안의 가구 배치를 바꾼것까지 따지면 12월 초에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좁은 집에 작업실을 합치는건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웠습니다.
꼭 필요한 물품들을 놓을 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이 짐을 모두 옮겨오려면 침대를 버리고 새우잠을 자야 하는걸까도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찔끔찔끔 정리를 하고 작은 공간을 만들면 또 한 무더기의 짐을 옮겨오고, 그걸 모두 해치우면 또 한 짐 들어오고,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 넣으며 약수동에서 성북동으로 짐을 옮겨오기를 한달. 1월 17일에 드디어 마지막 짐을 모두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옮겨오긴 했지만 정리해 넣을 공간이 이제는 눈 씻고 찾아도 없었다는겁니다.
이쯤에서 침대를 내버릴 계획을 세웠었는데 중간중간 몸살이니 감기니 앓아 눕니 하느라 끌어내버릴 기운이 없었는데요, 이 무렵을 피크로 끙끙 앓다가 잠깐 반짝 했다가, 또 끙끙 앓기를 반복하느라 청소를 일주일 넘게 못 한 날도 있었습니다. 그즈음 방문한 인터넷 기사분께 신발을 신고 집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해야 했을 정도니 말 다했죠. 

그리고 2월 6일.
히로가 로봇군단에 합류하며 철장을 철거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히로를 생각하며 기쁜 마음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하시겠지만, 철장이 사라져 공간이 확보되는 기쁨도 무시할수 없는 정도의 상황이었습니다.



8일 아침의 사진입니다.
이게 정리해야 할 마지막 상자들로 사진에 보이는것 이외에도 세개의 박스가 더 있습니다.
히로를 보내놓고 다음날 저녁까지는 뭘 할 수가 없더라구요, 7일 밤에서야 철장을 철거하기 시작했고 대형 철장을 철거하고 공간을 만드는데 또 하룻밤이 꼬박 지났습니다. 온 집안 곳곳에 쌓여있던 박스를 한 곳에 모아놓을 수 있게 되었고 이제 소량의 기물이나마 기물 선반에 쟁여넣을수 있으니 상자를 하나씩 풀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 지저분하고 발디딜틈 없는 와중에도 벽오동이 두 번이나 다녀갔고 고양이들은 만성적이던 스트레스성 설사며 등등이 가라앉기 시작해 몸도 마음도 가뿐하게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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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외출 준비를 하던중에 난데없이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올 게 없는데 뭘까 궁금해하며 받아보니 티스토리에서 베스트 블로거에게 주는 선물이 도착했네요.
1월 10일 전후로 발송이 될거라던게 이제서야 온겁니다.



1월 사진의 블로거님 미안해요, 하지만 내 잘못은 아니에요.
이 예쁜 사진은 펼쳐질 기회를 잃었습니다.
2월의 사진은 눈을 마주치기도 힘든 송아지입니다.






어차피 거저 주는 선물인거 늦을수도 있죠,
아직 받지 못했노라고 글을 남긴지도 또 한참이나 지나서 왔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나름의 사정이 있겠죠.
왔으니 됐습니다.

그런데.
잘못 왔습니다.

티스토리에서 준비했다던 선물중에 가장 기대하고 있던게 이 노트였는데 아쉽게도 제가 받은 빨간색의 몰스킨 노트에는 티스토리의 로고만 각인되어 있을뿐 제 블로그의 주소가 없네요. 잘못 왔다고 문의 메일을 보내두었는데 이건 또 언제 답변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이에관한 우스개 비슷한 것.

나 : 티스토리에서 준다던 달력이랑 노트를 이제 보내줬삼.
      그나마 1월 말에 내꺼 왜 안 줘. 하고 옆구리 찔러서 받은거임.
      근데 잘못 보냈뜸. 
      노트에 각인이 없.....

오동이 아부지 : 익

나 : 제껀 아예 제작에서 누락된건지 그냥 티스토리만 찍힌게 왔어요.
      항의메일 보냈뜸.
      아무에게나 선물할수 있는 노트 말고 내꺼 달라고,

오동이아부지 : 이거뜨리

나 : 내놔!!

오동이 아부지 : 내놔!! 애들 풀겠어!!

나 : 다 똥싼다!!

오동이 아부지 : 야로가서 똥지리고 오동이 가서 화분 엎어!
 
나 : 크악;; 소목이는 오줌싸고 메이는 멱살잡고 동고비는 코 뿌리고

오동이 아부지 : 오동이만 가도 충분할지동..
                      걍 가서 암것도 하지말고
                      털만 뿜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털........
저때는 웃었지만 조금 지나니 웃을수가 없었습니다.
그 털, 지금 제 집에서 뿜고 있잖습니까? 흐엉...





#.
일이 있어 외출을 했다가 15kg의 사료를 짊어지고 귀가하게 되었습니다.
몸 상태를 생각하면 택시를 타야 했었는데.
고민끝에 지하철로 이동을 했습니다.
15kg의 사료는 제 기억보다도 훨씬 무거웠습니다.
끙끙헉헉 용을 쓰며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더니 문득 지금 입고있는 옷의 무게를 빼면 사료까지 모두 합쳐 63kg,
십대 시절 62kg이던 언니를 두 팔로 안아들고 걸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그땐 내가 인간도 아니었구나 싶어 웃음도 나지 않더군요.
도대체 제가 62kg을 어떻게 들어올렸던걸까요?





#.
집에 오니 온 집안이 흙범벅.



이노무 괭놈들, 스트레스의 중압감이 사라져 심신이 가벼운건 좋은데 그중 한 괭놈은 워낙에도 가벼운 녀석이었죠.
15kg의 사료를 짊어지고 이동하느라 진을 빼고 귀가해보니 이런게 또 저를 반기고 있습니다.
오줌까지 싼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그건 아니지 싶습니다.
그렇거나 말거나 진공청소기를 돌리기도 어려울 비좁은 틈새에 온통 흙을 흩뿌려놓았으니 기어다니며 쓸어담아 치워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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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겁니다.
온 집안이 더러운 흙범벅이 되었어도 그대로 밥이 될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쉬다가 밥 먹고 바로 잘 수도 있는거죠.
실은 지고 온 사료가 낯선 사료라 일찌감치 먹이던 사료에 비율 맞춰 섞어둬야 밥투정도 줄이고 당장 내일 아침의 끼니를 수월하게 챙겨줄수 있으니 사료통을 정리했는데, 이게 또 대가족에다 보관 공간이 변변치 않다보니 한시간 반이 훌쩍 지나더라구요. 
청소보다 괭놈들의 밥이 중요하니 어쩝니까, 세수도 못 하고 잠들었는걸요, 흙범벅 청소따위, 눈 뜨고 괭놈들 밥을 챙겼으니 제 밥 챙겨먹고 나서 조금 이따 할겁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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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째 무리가 겹쳐서 그런지 15kg을 짊어지고 온게 꽤 타격이 크네요, 손가락과 손목은 그나마 내내 약을 발라대서 괜찮은편인데 팔 전체와 어깨와 허리의 근육통이 작살입니다. 뭐 12월 이후로 사흘이 멀다하고 이런 상태라 아픈것도 그냥 그런가보다 싶기도... 제일 큰 문제는 붓을 쥐기 어렵다는겁니다. 진도 나가야 할 작업이 여럿인데. 게다가 그중 4 점은 꽤 크고 묵직한 녀석이라 이래저래 곤란하네요. 큰 놈은 무거워서 안 돼고, 작은 놈은 세필 작업이라 안 돼고.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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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단체전 일정이 잡혔습니다.
1월 초부터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사에 와병에 고양이들 분탕질 수습에 준비할 시간이 빠듯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전시 날자는 맞춰야겠죠, 지금 제작중인 대형 고양이의 요람들을 출품할 예정입니다. 3월 11일 홍대 인근의 산토리니서울. 자세한건 조만간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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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요?
손가락과 손목에 쳐덕쳐덕 약 발라가며 포션 한잔 완샷 하고 사과 한알 우적우적 씹으며 컴터 앞에 앉아 써놨던 글을 공개로 돌리며 아침겸 점심을 준비중입니다. 아, 포션이요, 저혈당 응급처치용 막커피 한사발입니다. 맥심 오리지날 그거 없으면 아침 로딩에 두어시간 더 걸립니다.





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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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catjo

    아.. 꾸욱 숨참고 다 읽었네요.. 숨쉬면서 읽을수가 없었어요.
    제 어깨가 다 아픔니당.. 힘주고 읽었나? ㅡㅅ- 왜? 내가 왜? 그르게욤... -0-
    주말에 다시 한파라는데 따숩다가 추워진거고, 또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는거라, 쭈뼛거리고 있어요..
    볼일 보다가, 철푸덕 주저앉게 되면, 메이님 동네로 사부작사부작 걸어갈께요..
    예전 동네가 아니라서 아득하겠지만요..

    털뿜어. 참 쌀암스러운 대답임니당.. 충분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1.02.11 15:09
    •  Addr  Edit/Del YahoMay

      사흘이 멀다하고 캣쪼님의 드넓은 작업실을 부러워하는 나날이지말입니다!!!!!!
      만나뵐 날이 기대되요, 캣쪼님과 작업에 대한 대화를 하고 나면 이것저것 염장에 자극에.. 막 활활 타오르거든요.
      지하철 역에서 예전 성북동 집까지 걷는 두배쯤 거리에 있어요.
      그러니 곱게 마을버스를 타심이... ㅎㅎ
      연락주세요!!

      2011.02.11 15:26 신고
  2.  Addr  Edit/Del  Reply 은하

    건강조심하세요!!
    아파도 그러려니 방치했다가...허리디스크, 무릎연골연화증 초기??증세가 판정받았는데...한 번 갈 때마다 병원비 8만원이 들더라구요...물론 MRI비용은 따로...ㅎㄷㄷㄷ 무조건 예방이 중요하네요 ㅠㅠ

    2011.02.11 15:39
    •  Addr  Edit/Del YahoMay

      골골 하면서 아픈걸 방치하는듯 해도 사실 저 엄청 몸 사려요, 남들은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던지 별도로 물리치료를 받는다던지 해야 하는 것도 제 경우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하는게 가능한편이거든요.
      예를들어 등근육의 힘 만으로 등뼈를 쭉 잡아당기는게 가능하다거나, 음.. 낙법이나 요가 등 몸을 보호하는 움직임을 일상속에서 한다고 보시면 비슷할듯 하네요.

      2011.02.11 17:19 신고
  3.  Addr  Edit/Del  Reply 커피캣

    왜..저는 항상 메이님이 무언가를 하시거나 누군가와 만나시거나 잠을 잘때 전화를 할까요? 왜...저는 항상 메이님이 바쁘실때 주문을 하려할까요? 왜...저는 항상 이러죠? ;ㅁ;

    2011.02.11 19:44
  4.  Addr  Edit/Del  Reply Aquaphor

    전 이사가서 다 박스 정리하고 버릴거 버리고 이리저리 옮겨놓고 한 숨좀 돌릴려니까 1년이 후딱 지나가더라구요. 그래도 아직 좀 남은 박스가 있어요. 지금은 그냥 나몰라라 하고있어요;; 후후훗... ㅠ.ㅠ

    2011.02.12 02:41
    •  Addr  Edit/Del YahoMay

      저도 다용도실이라거나 베란다 귀퉁이만 있어도 그러고싶은데 수납공간이라고는 붙박이 신발장이 전부네요. 어헝.

      2011.02.12 07:51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