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웅얼웅얼 혼잣말 2011.02.15 03:13

요즘들어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라는 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있다. 갑상선 문제로 살이 찌는 사람의 이야기만 알고있었는데 이게 부족하면 저하증, 과하면 항진증 이런식으로 정반대의 증세와 병명이 있다는걸 알게되었고 궁금한 마음에 이리저리 일부러 찾아보기도 했지만 주변에서 먼저 언급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느쪽이건 내 몸 상태가 그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언급을 하는 것이겠거니.

누군가가 경험을 말 하길 한참 그 병으로 고생을 하던 무렵에 버스를 기다리는 건 상상조차 못하고 이동을 하려면 없는 돈에 택시를 타야 했다고 하며 때로는 택시 안에서 앉아있는 것 조차 힘들어 자리에서 숨을 헐떡였다고 한다. 그게 어떤 것인지 잘 알고있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는 매일 그랬으니까. 물론 요즘도 드물지 않게 겪는 일로 방을 한번 닦아도 문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헉헉 숨을 몰아쉬곤 한다.

그는 또 담당 의사에게 안구가 돌출하며 안구근육 파괴가 일어나 심해지면 시신경이 망가져 실명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데 이건 몸의 상태가 나아진다고 해도 회복되지 않는지라 지금도 한쪽 눈은 정면을 보는 건 문제가 없지만 위와 아래는 눈이 아니라 고개를 움직여서 봐야 한다고. 오늘 방문한 친구의 지인도 같은 병으로 안구돌출을 겪었더란다. 다행히 내 눈은 멀쩡하다. 오히려 살이 빠지며 움푹 꺼진것이 신경쓰일 지경.

오늘 방문한 또 다른 친구의 어머니도 예전부터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앓고계시는데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시단다. 이 병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기에 자신도 병원에 갈 일이 있을때마다 검사를 받는다며 병원에 가 보라는 조언을 해 주었다.

이 친구의 고양이중 한 마리도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앓고있다. 식욕이 늘었음에도 체중은 훅훅 떨어진단다. 또 체력이라는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탈진하면서도 기력이 있는 순간에는 사소한 일에도 흥분해서 펄펄 뛰어다닌다고. 꼭 내 이야기를 듣는듯 했는데, 그저 얘는 별나구나 하고 넘길수도 있는 증상인데도 어머니를 보았던 덕에 늦지않게 치료를 시작했다니 천만다행이다.

내 경우 인터넷에서 뒤져본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증상과 같은것이 몇 더 있다. 주로 새벽시간에 심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데 이건 서른이 넘어서 생긴 증상이다. 빠르게 걷기만 해도 심하게 숨이 가쁘며 얼마전에는 오래달리기를 했던 이후로 처음 약하게나마 과호흡 증상이 왔었다. 천하장사 쌍따귀를 날리던 근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워낙 땀을 흘리지 않던 체질이었던 것이 요즘들어 땀 흘리는 양이 늘었다. 감기도 몸살도 오래도록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그저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과로한 사람일 수도 있지만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래서 뭐가 달라질까.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확진 받으면 약을 처방받아 먹는 것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지만 내 생활은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활과는 다른걸. 일반적으로 삼십대 후반의 여성이 일반 가정집도 아닌 도예 작업실의 이사를 일년에 두번이나, 그것도 포장만이 아니라 가구까지 들어 나르는걸 직접 하는 일은 그리 흔치 않다. 짐을 들일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홉자 장농을 포함한 온 집안의 가구 배치를 혼자 옮겨 바꾸는 것이며 십여년간 평균 일년에 한번 이상의 이사를 같은 방식으로 하는것도 마찬가지. 이삿짐 센터에서 일을 해도 여성이 하는 일은 이게 아니다. 약이 모든것을 다 해결해줄리 없으니 진찰은 둘째치고 근본적으로 노동의 강도를 줄이고 몸을 아껴야한다.

그래, 약 먹고 약발로 나아졌다고 해도 또 무리를 할것 같으니 내가 이 병일까 저 병일까 전전긍긍하며 병원으로 달려가기보다 조금이라도 더 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제오늘 소소한 집안일을 제외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최대한 쉬었다. 몇달간 기절하듯 눈 감았다 뜨면 아침이었는데 이번에는 잠을 잤다는 느낌이 전과 다르다. 확실히 물 먹은듯 하던 몸의 느낌도 덜어졌고 무기력증도 조금 가벼워졌지만 그렇다고 준비해놓고 마냥 미뤄지는 작업을 휙휙 해치울 정도는 못 된다. 이틀만에 요정도면 나쁘지 않다. 그러니 더 쉬라고? 아우 근데 지금 상황에 어떻게 더 쉬냐고.

우선은 세가지만. 끼니를 거르지 않고 10kg 이상 나가는것은 들지 않으며 자야 할땐 모든걸 다 내려놓고 잘테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하루에 최대 네 시간만. 그렇게 아주 조금씩 작업의 시동을 걸 참이다. 여름까지. 야로가 먼저 좋아지나 내가 먼저 좋아지나 해 보자고 어디.


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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