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아옹다옹 나비파
2011. 2. 16. 23:58
기다리던 생식이 왔습니다.
엊그제 친구들이 선물한 닭가슴살과 한우로 포식을 한 야로는 똥도 평소보다 많이 쌌어요.
물론 여전히 묽고 쥐똥보다 좀 큰 크기지만 뭐 어때요.
마루 한 복판에 싸 놓긴 했지만 뭐 그것도.
아유, 이건 올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거 손가락이 근질거려서 그만.
야로 똥 사진 또 찍었죠.
자주 찍습니다.
야로뿐 아니라 다른 녀석들의 사진도 꽤 자주 찍는편입니다.
기억보다 정확하니까요.
사진을 옆으로 돌려서 보여드렸더니 오동이 아부지께서 `오'라고 쓴걸 보니 범묘는 오동이라고 하시길래 아니라고,
원래 `야'를 쓰려던건데 오타난거라고 알려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글쎄 이번에는 야로가 열 세살이 되도록 한글을 못 떼서 그럴거라시지 뭡니까.
우리 야로가 그럴리가!!
만약 그렇다면 제 가르침이 부족했던 탓인겁니다. 확실해요.
아무튼 파우더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갖가지 재료를 죄다 다지고 갈아만든 처음 먹는 자연식이라 이 까탈 떠는 녀석이 안 먹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이모님이 정성껏 만들어준 볶은 당근이니 홍삼액 들어간 오리 생식도 흡입하는 놈인데 걱정을 했을리가요.
역시나 이건 다 죽어가던 늙은 고양이의 모습이 아닙니다.
생식 진공 흡입기로 거듭난 야로.
보통 성묘 한끼 분량이 80~150g이라고 하는데 150g 한 봉지를 턱 쏟아줬더니 후루룹 말아드십니다.
체중대비 식사량이 엄청나요.
아마 더 줬으면 그것도 다 먹었겠지만 여전히 흡수를 잘 하지 못해 변이 무르니 조금씩 양을 늘려볼까 합니다.
이렇게나 잘 먹는 생식인데,
이것도 역시 사흘 연속으로 먹으면 안 먹겠다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외로 꼬겠죠.
그럼 또 생 닭가슴살을 며칠 다져먹이다가 그조차 물려하면 다시 불린 건사료를 먹을테고요.
이렇게 돌고 돌고 돌아가며 먹이다보면 여름까지 살이 좀 붙지 않겠어요?
안 찌기만 해 봐라.
(아, 판매자는 몇몇 분들이 의기투합 귀농해서 농사지으세요. 판매를 시작하신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이미 열 네마리 이상의 고양이들에게 오래 해 먹이셨어서 어지간한 대량생산도 그다지 대량생산이 아니시지 싶어요. 노하우 만땅이라는 의미.)
여기서 잠깐.
야로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들어간 생식은 커녕 생 닭가슴살도 먹지 않던 인스턴트에 찌든 고양이였습니다.
건사료를 캔과 같은 정도로 좋아했었구요.
그저 손톱만한 닭가슴살 살점을 손 끝에서 주물러 체온으로 데워 혓바닥 중앙에 슥 문질러주기를 1년에 한번쯤 했었을 뿐입니다.
몇달에 한번씩, 드문드문, 삼키거나 말거나 입 안에 맛이 남도록 혓바닥에 문질러주기를 반복하다보면 언젠가는 생닭 냄새에 은근히 입맛을 다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먹었건 강제로 발렸건 입 안에 남았던 맛을 기억하니까요.
포인트는 그 맛&냄새와 `강제로 뭔가 먹게되었던 싫은 기억'이 연상되지 않도록 빠르고 자연스럽게 그냥 평범한 장난인듯 해야한다는겁니다.
음식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한두점 삼키고 나면 또 조바심에 왈칵 들이밀지 말고 가끔 간식으로 생각나면 한두점 주는 정도로 조금씩 늘려갑니다.
꼭 생닭뿐 아니라 생식도 마찬가진데요, 입 안에 슥- 아무렇지 않게 머리 한번 쓰다듬듯 슥- 발라주기를 가끔씩 하다보면 이것도 저것도 다 먹게될겁니다.
내 고양이가 이건 먹지 않으니 다른 캔을, 다른 사료를, 다른 생식을, 이렇게 찾아다니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고 처음에는 뭐든 안 먹는걸 먹도록 설득하거나 속일 방법을 찾으시는게 좋습니다. 아, 안 먹으면 다른걸 주는구나. 하고 배우지 않게요.
왜 무슨 말 만 꺼내면 글이 이렇게 길어질까 모르겠습니다.
야로 생식 와구와구 잘 먹는다고 몇 줄 올리려던게 또 한 자배기로 쏟아놓네요.
아무튼 오늘은 이래저래 행복한 날입니다.
야로밥, 야로생식, 야로자연식.
제 기억력을 믿을수가 없어서 적어놓습니다.
어디에 메모를 해 놔도 블로그가 제일 확실해서요.
죄다 갈거나 죄다 토막치거나원하는대로.
섬유질 재료는 만들때마다 조금씩 달라져서 맛이 일정치 않고.
주문후 발송까지 일주일 전후로 걸린다고.
물이 레시피보다 조금 적게 들어가있어서 중탕한 후 물을 조금 더해주면 되는데 물을 따로 먹는 습관이 든 고양이는 그대로 먹여도 괜찮음.
코엔자임이나 소화엔자임류는 들어있지 않으니 중탕후 넣어먹이면 더 좋을듯.
재료 : 마니커 무항생제의 통닭, 북채, 연골, 가슴살 골고루. 생간, 인근 농장에서 방사해 키우는 닭이 낳은 달걀. 온갖 산에서 채취하거나 직접 기르거나 이웃에서 얻거나 생협에서 산 것들로 모두 유기농이거나 야생인 제철 야채와 과일.
비타민 B와 E, 타우린, 연어오일 등 얼어서 파괴되는 성분은 만들 때 두배 이상 첨가하신답니다.
포장 단위와 가격 : 100g 1,600원 / 150g 2,300원 / 300g 4,500원
배송비 : 3,500원
내용추가.
제가 방법을 못 찾는건지 원래 그런건지 모르지만 제 블로그에 비밀글로 남겨주신 질문에 비밀글로 답댓글을 달 수가 없답니다.
그러니 판매자 연락처는 답변 가능한 블로그 주소나 메일 주소 등을 알려주셔야 알려드릴 수 있어요.
서비스로 지오동 화장실 몰카 한장 올립니다.
절묘하게 똥 끊는 순간을 잡았습니다.
궁디가 움찔움찔 흔들렸네요.
오동이 아부지께 자세, 생산품질, 타이밍, 종합 평점 9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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