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아옹다옹 나비파 2011.04.08 22:27




이거이거,
무려 4월 2일에 사진만 올려놓았던걸 글을 달 짬이 없어 묵혀놨었지 뭡니까.
재밌는 이야기들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만우절을 몇십분 남겨놓고 깨알같은 구라를 쳤던 이유라거나 하는거요.
그래도 잠시나마 짬이 났으니 뒷북이라도 울려야겠습니다.
둥~ 둥~




때는 만우절이었습니다.
오동이 아부지께서 트윗에 무슨 구라를 칠까 하는 글을 올리셨고,
모 님이 그 트윗을 냉큼 받아서 "오동이 동생 들이셨다메요! 오동이 풀빵이라메! 축하드려요오~~" 하고 선빵을 날렸습니다.
당하고 계실 오동이 아부지가 아니시죠,
"심지어 오동이보다 크대요, 조금있다가 메이님이 사진 올리실거삼." 하고 받아치셨습니다.

아무리 만우절이라지만, 오동이 아붜지님을 구라쟁이로 만들 수야 없잖겠습니까?
제가 사진을 올릴거라 하셨으니 올려드려이져.










준비는 다 되었습니다.
분노한 오동이를 달래줄 기쁨조로는 아따네가, 촬영은 이온님이 도와주셨고 미용사는 접니다.










지지징징지지징~ 시작합니다.









아 이뽀다~ 아 이뽀다~ 머리를 쓰다듬다가 빗이 끼어있는 미용기로 머리를 슥슥 빗겨줍니다.
워낙 빗질에 길을 들여놨어서 진동이 있어도 대충 이뻐하는건가보다 하며 받아줍니다.










이 용사, 고양이 미용에 있어 라이언헤드나 꼬리 끝의 털방울이나 어그 같은 느낌을 최대한 피하며 단모종 똥괭이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뺨과 정수리를 먼저 다듬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정수리와 뺨의 털 길이에 맞추려고 미용기에 털 길이 조절 캡을 씌웠었죠.









아뿔사, 날에 털이 끼어 아예 밀리지를 않습니다.









수차례 시도를 하다가 캡을 벗겨버리고 미용기의 각도를 다시 잡자 그제서야 조금씩 진도가 나가기 시작했는데 손님은 왤케 버벅대면서 깎은데 또 깎냐며 이미 뿔이 나 버렸어요.










그럴때 쓰려고 준비한 기쁨조, 아따네가 투입되어 "아 예쁘다~ 오동이 예쁘다아~" 마빡 털이 벗겨지도록 벅벅 쓰다듬어줍니다.









예쁘.









세 여인이 미친듯이 꺽꺽대며 웃음을 참느라 용을 쓰고 있으니 손님도 뭔가 미심쩍은 눈치인데, 뭐 대충 예쁘다 몇 번 하고서 무마 할 수 있었습니다.









용사도 찍사도 엄청 바쁜 가운데 기쁨조만 할랑합니다.









미용기의 날에 끼인 털을 털어내는 순간이 기쁨조가 움직일 타이밍입니다.









지지징 징지지징~ 미용기는 신나게 죽죽 나갑니다.









목덜미 클리어.
등짝도 클리어.
가슴팍도 클리어.










여기까지는 꽤나 순탄하게 벗겼습니다.









저는 용사 경력 8회차인데 손님 경력 초짜인 오동이가 용사보다 더 프로 삘이 납니다.










양말도 수월하게 벗었습니다.










칭찬을 하기가 무섭게 심통을 부리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습니다만,









용사 : "손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갈 길이 절반이나 남았거든요?"










손님 : "정말? 정말로 절반이나 남은거냐?"









진짜라니까 안 믿네요.
보세요, 모여라 꿈동산 머리통이라도 씌운것 같은데다가 궁둥이며 배때지도 덜 털렸고 겨털이 흉칙하게 남았잖습니까.










말 나온김에 겨털부터 해치웁시다.









연이어 옆구리도 박박 잘 다듬습니다.










이때쯤 손님이 또 심술이 벅벅 나신게지요, 표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손님 : (앞발로 미용사의 뺨따구를 턱 밟으며) "고만하지?"









손님 : (박자에 맞춰 투닥투닥 때리고 자근자근 밟으며) "지루해, 심심해, 귀찮아, 고만해."









용사 : (절규하며) "이자식이 둥그닥둥그닥 투닥투닥 막 밟고 때리고, 흑. 해지마, 아 해지마라고!"









손님의 앞다리를 쥔 기쁨조의 장난질에 애꿎은 손님만 똥꼬털을 털리는 보복을 당합니다.









철없는 세 여인이 낄낄깔깔 웃어제끼며 작업을 하는 동안 어른스러운 손님은 먼산을 바라보며 이제나 저제나 미용이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자꾸 사진기에 한눈을 파는걸 보니 지루하긴 지루한가봅니다.










손님 :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한 마음에)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두십시오."











용사 :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손님 : (기가 막혀하며) "손님이 됐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미용사, 외고집이시구먼. 밥시간이 없다니까요."











용사 : (퉁명스럽게) "다른데 가서 깎우. 난 안 깎겠소."










손님 : (체념하며)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용사 : (조금 누그러진 말씨로)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미용이란 제대로 깎아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그리하야 마음놓고 다시 박박 밉니다.









손님 얼굴에 심통이 가득하지만,










"아이 이뽀다아~ 오동이 지인짜로 이뽀다아~" 있는대로 호들갑을 떨며 머리며 목덜미를 벅벅 문질러 쓰다듬으면 금새 누그러집니다.









이쁘긴 진짜 이뻐요, 착한 것.










자아.. 괭미용도 이제 끝물입니다.









뒷발 양말 털고있어요.









미용기 날이 안전날이다보니 신경쓸것 없이 벅벅 밀어대서 오히려 살 베일까 조심할때 보다 들쭉 날쭉 옹색한 몰골이지만 뭐 예쁘라고 하는 미용인가요, 시원하면 장땡이죠.









자아, 이렇게 오동이 일생의 첫 미용이 무사히 끝났고 저는 약속했던 신참의 사진을 찍어 올렸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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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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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아렌

    트레이드 마크인 볼살은 어디가고 왠 스핑크스가 여기 있더냐고 생각했더라지요. ㅋㅋㅋ
    오동도 귀여운줄만 알았더니 눈 크고 얼굴 작은게 미남이네요

    2011.04.09 01:32
  2.  Addr  Edit/Del  Reply 아쿠아핑

    열한번 째 사진에 오동이 등에 난 고속도로보고 뿜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털 밀은거 쌓아노신거 보고 기겁을;;; 저렇게 많이 나올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 같은데요 @-@

    2011.04.09 03:48 신고
    •  Addr  Edit/Del YahoMay

      일부러 쌓아놓은게 아니라 흑. 그냥 저절로 사방에 저렇게 쌓이던걸요. 흑.

      2011.04.10 10:41 신고
  3.  Addr  Edit/Del  Reply 우아한냉혹

    ㅋㅋㅋㅋ 방망이 깎는 노인 패러디인가요 ㅋㅋㅋ

    2011.04.09 14:34
  4.  Addr  Edit/Del  Reply 둥글게둥글게

    아~ 오동이털을 깎고 보니 ;; 핑크팬더 주인공 같아요 ㅎ

    2011.04.09 17:07
  5.  Addr  Edit/Del  Reply 설탕군

    ㄱ... 굉장해요. 오동이 몸에서 해방된 털들만 모아도 고양이 한마리는 뚝딱 나오겠어요. ㅋㅋㅋ 스크롤 내리면서 마지막엔 수북한 털사진일꺼라고 기대했다구요

    2011.04.09 17:34
    •  Addr  Edit/Del YahoMay

      어휴, 그런거 할 정신이 없었어요. 지금 이 와중에 털을 안 밀면 정말 쓰러지겠다 싶어서 확 질렀던거에요. 털뭉치샷을 못 찍은게 아쉽긴 하지만 내년 봄을 기약하지요 으하하.

      2011.04.10 10:42 신고
  6.  Addr  Edit/Del  Reply 커피캣

    전 봤어요~ 오동이의 날렵한 몸을~+_+ 오동이는 혼자서 잘도 놀고 미용도 잘하고~

    2011.04.09 17:46
  7.  Addr  Edit/Del  Reply 지나다가

    ㅋㅋㅋ 근데 왜 바지는 벗으셨어여?

    2011.04.11 08:41
    •  Addr  Edit/Del YahoMay

      요즘 저 정도 반바지 길이를 두고 안입었냐 벗었냐 하면 촌스러워요. 그보다 상대에 따라 그런 말은 성희롱으로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2011.04.11 09:24 신고
    •  Addr  Edit/Del YahoMay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빠지네요. 다른곳도 아니고 욕실 장면에서 바지는 왜 벗었냐시니.
      이 나이 먹어서 핫팬츠 차림에 바지는 왜 벗었냐는 소리를 듣게될줄이야. 미리 말씀드리는데 나이먹어서 입고있으니 그렇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 역시 불쾌하거든요.

      지나치게 예민하다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소한 말이 쌓여 큰 상처가 된 경험도, 실제 직장내성희롱의 경험도 있습니다. 거기서 배운건 불쾌감을 숨기지 말라는거였어요. 그러니 이런류의 농담은 피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2011.04.11 09:43 신고
    •  Addr  Edit/Del 우아한냉혹

      짧은 반바지 입고 계신거 안 보이나요?
      설령 지나가시던 님 눈에 사진 속 바지가 안 보였다 치더라도, 바지를 안 입으셨다면 저런 사진을 올리셨을리가 있을까요? 제발 생각 좀 하고 댓글 달았음 좋겠어요. 댓글 다신 님이 남자분이라면.. 이런 농담 같은 글이 여자들에게 얼마나 기분 나쁜지 모르시겠지만, 장난으로라도 이런 소리 하지마세요..

      2011.04.11 12:35
  8.  Addr  Edit/Del  Reply 미남사랑

    정말 오동이는 착하고 예쁩니다..
    이 모든걸 짜증내지 않고 다 견뎌내다니...
    정말 착하고 대견합니다...^^

    2011.04.11 11:03
  9.  Addr  Edit/Del  Reply 김집중

    우연히 냥이 사진과 글을 보게되었어요! 묘한 느낌이 듦과 동시에 두둥.. 대사들이 주옥같고 손님과 용사의 유대감이 촬촬 ㅋㅋㅋ 너무 재미있는 영화 본 느낌이라 글 남기고 갑니당 ㅎㅎㅎ 좋은 주인님이시군요.

    2011.04.12 11:19
  10.  Addr  Edit/Del  Reply 루칸루칸

    노~란 황도같은 오동이 눈!!!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2011.04.14 17:22
  11.  Addr  Edit/Del  Reply 땡글이맘

    미용기가 어디꺼에요? 배안쪽에 젖꼭지 밀때도 그냥해도 되는건가요??저희고양이도 집에서 털깎기시도했었는데 살베일까봐 무서워서 등짝만 하다 실패로 끝나고 결국에는 동물병원에서 마취하고 미용했습니다 마취자주하면 건강에나쁠까 걱정이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거 같고 정말 이래저래 맘이 안좋아요

    2011.04.25 16:12
  12.  Addr  Edit/Del  Reply 저꾼

    아웅.. 미용하는데 저렇게 얌전하고 착하게 참아주다니!! 늠 용감하고 착해요!! 마취하는 것 때문에 미용을 계속 미루고 있는데 저도 도전~ 해볼까요;; 그런데 자신이 없어요 ㅠㅠ

    2011.05.13 16:31
  13.  Addr  Edit/Del  Reply 아마조나

    이제서야 오동이의 미용기를 읽다니 ㅠ.ㅠ
    정말 오동이는 착한것 같아요...안착한 냥이라도 세여인의 칭찬과 이쁨을 받으면 저절로 착해질것 같아요 ^^

    2011.05.20 11:32
  14.  Addr  Edit/Del  Reply 도도ㅓ대어3ㅗㅇ

    고양이 학대네요...

    2016.08.28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