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아옹다옹 나비파
2011. 10. 5. 04:43
#갈곳없는 병든 고양이를 살린답시고 데려왔다가 그놈 살린 대가로 재구잃고 야로도, 잃었지.
그 09년 겨울. 브즈도 살아난게 용할 정도로 폐렴을 크게 앓았었다.
그 후유증으로 평생 크륵대는 소리를 내며 허약하게 살거라 했지만 거친 호흡은 반년만에 가셨고 그 뒤로 근 2년간 잘 버텨왔는데,
다시 감기로 음식을 삼키지 못해 끼니 채워주는게 큰 일이 된지 벌써 18일째. 나아지는듯 싶더니 오늘 브즈 상태 별로.
2년만에 듣는 브즈의 크륵대는 숨소리에, 병든놈을 들였던 2년 전 내 멱살을 쥐고싶다.
#이래서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책임전가를 하나보다.
'그놈이 내 집에 병을 옮겼어.'
'오동이가 밤새 창문에 붙인 방풍 비닐을 찢어놔서 그래.' 하면서 죄책감을 덜어내려.
오동이 발 안 닿게 가구배치를 했어야 하는건데.
새삼 약하게 태어나 망가진 폐를 갖고도 일곱살을 바라보도록 밥 잘먹는 동고비 만세.
메이(14세 주부. 살림은 안 하더라.)
'그때 그놈'에게 옮아 복합적인 호흡기질환을 2년째 만성으로 앓고있고 증세의 하나로 구내염과 간헐적인 관절염, 위장장애.
합병증이자 노묘성 질환으로 치주염. 그밖의 간 신장 심장 등은 아직 건강.
나오미(13세 반. 백수)
평범하게 환절기에는 가끔 콜록대기도 하고, 이가 썩으면 우물우물 대충 뽑아 퉤 뱉어내고 아픈 일도 거의 없지만
아파도 밥 거르는 일 없는 튼튼한 예쁜 아줌마.
동고비(석달 뒤 일곱살. 여왕님)
'그때그놈 병'은 껌. 폐의 상당부분이 섬유질화 되었달까, 얜 이 나이 먹은게 그냥 기적.
심지어 폐를 제외한 나머지는 초특급으로 건강해. 평형감각에 문제가 있어 비틀거리는게 챠밍 포인트. 고마운놈.
싱그람(역시 석달뒤 일곱살. 동네 바보형)
'그때그놈병'이긴 해도 눈물 콧물 좀 흘리는걸 제외하면 튼튼. 엄마 닮았어.. 나오미 아들다워.. 문제는 비만. 이제 완벽한 비만. 비만쯤이야.
다이어트가 세상에서 젤 쉬웠어요. 봄에 살 빼자.
소목(두달뒤 다섯살. 대장님)
보기보다 섬세한 감수성이 문제. 신경성 위장장애를 자주 보이고 감기에 걸려도 장이 먼저 탈이 나는 녀석이지만 기본적으로 건강. 아 비만.
브즈(2.5세 대표환자)
'그때그놈병'의 현 최대 피해자. 새끼때 지독한 곰팡이성 피부병과 코로나바이러스성 장염을 앓았던 탓에 약한걸까, 약해서 그 병들도 걸렸던걸까 오리무중. 아무튼 지금도 바이러스성호흡기질환으로 중환자.
야호(2세 3개월. 여신)
야호는 코 점막과 장 점막이 취약해서 '그때그놈병'이 발작하면 코피를 뿜으며 바로 호흡기바이러스성장염.
그밖에는 어미와 형제들이 다 자리를 찾아가도록 작고 약해서 입양도 못 보냈던 어린시절이 무색하도록 크고 튼튼.
오동(2세,개)
오동아 방풍비닐 뜯지마. 오동아 벽지 찢는거 나빠. 오동아 그릇 깨지마. 오동아 가드닝은 적당히. 오동아 등짝에 뛰어오를땐 발톱은 넣어둬.
오동아 붓과 물감만은 물어가지 말아줘. 오동아 개 각시는 안된다. 오동아 고마워.
# 연이은 병수발에 맘이 많이 약해졌나보다. 내 인생 처음으로 열살 못 넘긴 어린 고양이를 병으로 잃을까봐 겁이난다.
이래서야 앓는놈이 날 믿고 싸울수 있겠나.
#난 아마 전생에 적국을 구했나보다. 일, 사랑, 고양이복을 가득 받았지만 아픈 동물 돌보는 재능까지 받은걸보면.
할 줄 몰랐으면 애초에 그 많은 병든 업둥이를 집에 들이지도 않았을테고 내 고양이들이 병을 옮는 일도 없었을텐데.
미안한 만큼 더 기운내마.
#트윗이 있어서 정말 다행. 속에 담겨있던 잡생각들을 글로 흘려보내고 나면 기운 채울 자리가 나. 정신과 상담 받은 효과 비슷하달까.
중요한건 팔로워 숫자를 절대 확인하지 않고 0 이라 자아세뇌해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후배에게서 오랜만의 안부 연락을 받았다. 뽀얗고 예뻤던 조나를 이제는 업고 출퇴근 해야 한다고. 그럴수 있는 직장이라 다행이다.
나보다 먼저 늙어 죽을 동물과 산다는건 이런 것. 십수년 넘은 내 고양이들도, 고양이 조카들도. 이렇게 사람과 함께 산다.
병수발 일지를 빙자한 푸념.
트윗 발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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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즈도 개였습니다. 그러니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날겁니다.
2011.10.05 10:56가을이잖아요. 환절기라 잠깐 그러는 겁니다.
귀여운 오동동아~~ 엄마 말잘들어라~~~그러다 멍멍 짖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눔아~
오늘도 힘내세요~~~~
올 6월부터 7월까지 그동안 두 눈 딱 감고 외면했던 고양이 입양을 깨고 아픈 아이 셋을 더 입양했습니다. 덕분에 집에는 10마리가 데굴데굴 굴러다닙니다. 아, 날아다니는 애들도 있고 숨어 다니는 애들도 있네요... 메이님 보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간접 경험도 많이 할 수 있었는데... 부디 저 아이들이 모두 10년을 채우고 20년을 꽉 담아 메이님과 살기를 바라며 올라오는 글들을 보고 있습니다. 메이님!! 파이팅입니다. 브즈도 힘내서 사랑스런 이야기 계속 들려줘~
2011.10.05 11:46힘 내, 브즈야!!
2011.10.05 12:42힘 내세요 메이님!!
어이쿠!! 그집멍멍이가 아프군요 즤집 뱃통이들은 건강한데 작은놈이 콜록콜록 어른신기침을 해요..역쉬 날씨가 날씨다 보니 애들이 기침을 많이하나봐요 브즈멍멍이는 걱정마세요 그때 죽을고비도 잘넘긴멍멍이입니다~ 금방일어나 밖에어 날라다닐꺼예요 메이님!!! 어메가 건강해야하시는거 아시죠?? 애들 밥만 챙기지 마시고 메이님도 잘챙겨드세요~!!!
2011.10.05 13:19브즈 힘내 ! 대장님도 화이팅 입니다!!
2011.10.05 14:16비밀댓글입니다
2011.10.05 16:21직업들이 하나같이 깨알같네요. ㅎㅎ
2011.10.05 20:48애들도 메이님도 밥 잘 드시고 아픈 데 없이 겨울 잘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걱정많이 했는데 아고고~ 다행입니다.
2011.10.06 01:49오동에서 완전 뿜었습니다.
오동아, 쫌!!!!!!!!!!!;;;;;;;
2011.10.06 07:44쁘쯔, 고까이 바이러스쯤은 고마 칵 쎄리 떨가뿌라~잉?!!!
메이님도 맛난 홍시 드시고 발그레 기운 얻으세요!!(@*--->..나름 홍시 이모티콘..ㅜㅜ; )
아.... 브즈가 아프군요.... 내사랑 브즈ㅠㅠㅠㅠㅠ 하지만 그때 큰 고비도 무사히 넘긴 개브즈는 이 고비도 무사히 넘길 거예요~!!! 브즈도 힘내고! 메이님도 기운내셔야 해요!!!! 브즈야 어여 일어나~!!!
2011.10.06 09:25메이님 화이팅~ 오동아 고마워~!
2011.10.06 13:14브즈야 조금만 더 힘내자 ㅎㅎ 장수가 코앞이다
브즈 걱정하다가 오동이 프로필에서 웃음이 터져버렸네요.
2011.10.06 14:37사랑스러운 오동동~
브즈 형아 나을 수 있도록 엄마말 좀 잘듣자!
귀여운 멍멍이브즈 튼튼해지길 빌겠습니다..
전 왜 브즈가 강철처럼 튼튼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2011.10.06 15:58아가적 병치레 이후론 개브즈라 불리우며 성격 좋은 해맑은 아이구나라고만 생각했었어요.
대표환자라니..
기운차려 병치레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개브즈라 마음 편하게 불리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환절기라 호흡기엔 더 좋지 않고 힘들겠지만 이겨내리라 믿어요.
저도 브즈는 강철같은 고양이라고 생각했는데....
2011.10.06 20:45브즈야 얼른 털고 일어나렴...
ㅎㅅㅎ 감기조심하세요//
2011.10.07 01:57전 핵심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서.... 메이님을 위해 기도하겠어요! 아이들을 위해~! 꼭 건강 챙기세요!!!
2011.10.07 13:08이븐 브지 아프지 말고~~언넝 낫고
2011.10.07 13:14'오동2세, 개'에 빵 터졌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브즈...의외의 복병이었군요....
2011.10.10 17:54그리고 가장 무탈한건 우리의 지오동.
건강해서 기물을 파손하는것도 지오동.
메이님, 브즈도 특유의 개냥이 파워로 씩씩하게
되살아날 겁니다.
그나저나 흑묘일가는 대단하군요.
황소모기가...벌써...5살이라니!! 세월참 빠르네염....메이는 나이를 꺼꾸로먹는지 점점 이뻐지는듯...ㅋ
2011.10.25 17:42슨사연인지 지도 하였는 화가 혔.무슨 용인지 라걱을하 는 참뒤 시전화가왔.내용인
2012.05.02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