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열한마리 고양이 2009. 5. 5. 07:55

[ 메이 ]
`메이커 고양이'
뭔가 털도 부숭부숭 긴것이 4주나 갓 넘었을까 싶은 꼬마의 포스가 장난이 아닌것을 보고
낼모레 조카를 낳을 내 언니가 처음 외친 단어였다.
감각도 참신하셔.
비싼고양이도, 품종고양이도, 죄다 아니고 `메이커 고양이'라니.
다음 순간 애 이름을 내 성을 따서 `조 마니'라고 부르겠다고 박박 우겨댔고
그걸 뜯어말리느라 "언니가 제일 처음 외친 말 이니까 그 앞 두글자를 따서 메이라고 부르자'고 고집부렸음.
그리고 활동하던 고양이 모임에 소문을 냈고
다음날 우르르 몰려온 도우미들(고양이 모임의 친구들)이
이구동성 "메이야, 메이, 메이, 메이야~" 하고 하루종일 불러댄 결과
반나절만에 `메이'를 이름으로 인삭하게 하는데 성공.
아따 힘들었다.



[ 1998 2월 19일 신림동 ]
모란시장에서 업어왔다.
모란장에는 그맘때만 해도 뽀샤시한 새끼고양이 몇은 강아지 파는곳에서 쥐잡이용으로,
시끄무루죽죽한 녀석들이나 다 큰 고양이는 약고양이 장에서 팔리곤 했다.
메이는 약고양이 장에서 캭캭대는 성질 나쁜 고양이를
그저 눈이 맞아 그 미모에 홀려 홀랑 업어왔을뿐.







첫날의 패악질을 잊지 못한다.
고양이는 양양이면 충분! 이라고 주장하는 언니가 무서워서 모란장에서 바로 길동의 친구 집으로 갔는데,
요 꼬마 들고양이 메이가 그 집서 친구의 엄지 손톱을 관통할 정도로 씹어댄것.
저 작은 녀석이 궁둥짝을 두들겨 맞고도 내 눈을 피하지 않고 으르거리며 캭캭대던 메이.
그 성질 그 날 잡아놓지 못했다면 (궁둥짝을 연거푸 몇대 더 맞았다는 이야기) 아마 지금은
손 끝 하나 댈수 없는 궁극의 거만함을 자랑하며
집 안에서 살 뿐, 거친 관상용 들고양이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 1998 4월 신림동 ]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도록 방범 창살을 톱질해서 잘라냈을 정도로
집 안에 가둬 키우는것을 싫어했던지라
잃어버리고 또 잃어버리는 이름표를 달아주고 또 달아주고.
어디서고 고양이 목에 이름표로 걸만한게 눈에 띄면 거금을 덥석 주고라도 사 모으고.

메이의 목에 달린 저 목걸이는
그 당시 구하기 힘들던 일제 동물용 이름표 메달이다.

생후 5개월 남짓 되었을 시기의 메이는 그 때도 이미 날카로운 훅을 자랑하던지라
동네 차기 여자대장으로 군림하기 시작했었다.
하기사 조폭의 그 린치를 겪으며 실전경험을 쌓은 메이의 개깡과 기술을 누가 이길수 있겠어. 








[ 1998년 아마도 여름 한 복판 신림동 ]
완벽한 깡패로 다시 태어난 메이.
진돗개 싸대기 정도는 예사로 후려갈기는 기염을 토하던 동네 여자 대장 고양이였다.








[ 1998년 가을 신림동 ]
한번 움직이면 비호 같은 야수 메이.
한번 늘어지면 봉재인형이 따로 없는 메이.









[ 1999년 3월 신림동 ]
메이를 닮은 신랑감을 찾다찾다 포기하고 그나마 비슷한 옷을 입은 직업 아메리칸 숏헤어 사위를 들였다.
피치, 코마, 폰, 루리, 히로, 다섯 남매를 얻었다.
그중 가장 메이를 닮은것은 넷째 아들 루리.








[ 1999년 4월 신림동 ]
다섯마리 젖 물려 키우면서 어찌나 유난을 떨었는지.
젖물리다 쓰러졌다.
그 직후 한달 반 겨우 지날까 싶은 꼬마들을 하나 남기고 모두 일찌감치 입양을 보내야했다.
메이 성격에 젖 떼도 될 꼬마들을 미친듯이 밤 잠은 커녕 고양이가 그 중요한 낮 잠을 설쳐가며 극성스레 키우는데
당해낼 도리가 없더라.






애들을 일찌감치 떼어 보내고 루리 하나만 달랑 남겼던 시절.
루리는 한참을 엄마와 함께 살다가 입양갔는데..
루리와 메이를 보면 누가 에미인지 누가 아들인지 알수 없었다.
여전히 발라당의 진수를 보여주는 메이.








[ 2000년 한남동 ]
마당이 있는 집은 정말 좋다.
단단히 잠긴 대문을 가진 집이면 정말 더 좋다.
어린시절 동네를 주름잡던 메이에게 마당 산책은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것.









[ 2001년 성남 ]
메이 사진이랍시고 집어 넣었는데
사진을 올리다보니 내 팔뚝의 화상자국이 더 눈에 띈다.
꽤 깊던 상처였는데 지금은 흔적만 조금 남았을뿐 거의 사라졌다.
새삼스레 대단한 피부재생능력이야..

메이야 뭐, 두 말 하면 입 아프게 여전히 예쁘다.








[ 2002년 버티고개 ]
여전한 발라당 뒹굴뒹굴.
그 날고 기던 메이가 집 안에서 이렇게나 늘어질 수 있는건
세상 무서울것 없는 자신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안에서고 밖에서고 눈 안에 들어오는 모든것이 제것이니 만족스러울 밖에..
뭐라건 저 움켜쥔 뒷발가락은 정말이지.. 귀여워 죽는다.









[ 2003년 약수동 ]
여전하고 한결같은 메이.







이 모습을 보며 비둘기를 나꿔채고 동네를 주름잡는 아줌마의 기세를 어찌 상상이나 할수 있는가 말이지.
다행인건 이제 나이 좀 먹었다고 진돗개 싸대기를 갈기는 짓은 하지 않는다.

 







[ 2004년 혜화동 ]
참.. 메이는 뭐라 할 말을 잊게 할 때가 많다.
저 표정을, 저 자세를, 뭐라고 해야 할까.

 






[ 2005년 삼선동 ]
앙큼하고 앙증맞고 성격 불같으면서도 달콤하게 녹아드는 메이.
자는 사람 품에 파고드는 기술은 단연 세계 최고일걸.

 





더불어 카메라를 의식하는것도 끝내주는 메이.








[ 2006년 성북동 ]
여전하다. 한결같다. 초지일관. 메이.
여전히 덩치 좋은 수컷들도 기세로 찍어누를줄 알며
한결같이 이놈 저놈 모든 식구들을 빠짐 없이 핥아주고 챙겨주며
초지일관 제 밑의 놈들은 하루 한번 때려줘야 군기가 잡힌다고 믿고 실행하는 메이.
나이는 언제 먹으려나 몰라.








[ 2007년 성북동 ]
메이는 언제까지고 늙지 않는것일까?
열살이 되었다.
아무런 변함이 없다.
오히려 연륜을 더할수록 카리스마가 더해지고
작은 개 정도는 두들겨 팰것도 없이 눈빛만으로 제압한다.

 





[ 2008년 성북동 ]
열한살.
열살 턱을 넘는것이 무어라고 드디어 메이가 늙고있다.
이 카리스마의 여인이 자신이 늙고 약해지는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해나갈까.
업둥이를 들이고 내가 그들에게 집중하는것을 초조해하고 질투를 드러내어
언제나 당당하게 후려갈기던 발놀림에 신경질적인 모습이 보인다.
나는 업둥이들에게 더이상 참고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이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줘야한다.








[ 2009년 1월 2일 성북동 ]
왼쪽 아래 송곳니 발치, 체중 3.4kg
한동안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밥을 안 먹고 속을 썩이다가
연말부터 조금씩 좋아져서 잘 챙겨먹는 메이.
얜 어째 밥을 거부해도 살 빠지지 않을 정도는 알아서 챙겨먹는지.. -_-;







덧글/덧플을 달아주세요.
tdm79 일찍이 한성질 하신 그분의 삶은 이러했군요.
하루에 한번 동생들 때리기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 어여쁜(?) 메이냥 ㅋㅋ | 2006-07-05 (Wed) 11:37   
메이 뭐든 꾸준해야하는검미다.. ㅋㅋ | 2006-07-05 (Wed) 11:44   
Redcat 므흣..^^ 보기만 해도 좋아요 메이냥~ | 2006-07-05 (Wed) 12:05   
메이 색(?)스러운 아침이 그리운게로고.. ㅋㅋㅋ | 2006-07-05 (Wed) 12:46   
Redcat 헉..귓바퀴는..ㅡㅡ;; 싫어라..아 맞어!!! 무서운 메이님~ | 2006-07-05 (Wed) 14:17   
아름다워라, 메이님~~ ! ^^ | 2006-07-05 (Wed) 14:25   
메이 하는짓은 좀 아름답지 못하오나 생긴것만은.. ㅋㅋ | 2006-07-05 (Wed) 19:07   
JIYO 어머. 그러고보니 메이가 벌써 8살인가요. 엄지손톱이 관통될만큼 물어댔다니..무서워무서워..ㅠ_ㅠ
(역시 딱한번봤을뿐인) 전에 뵜을땐 그렇게까지 까탈하시진 않아보이시든데 ^^; | 2006-07-05 (Wed) 17:17   
메이 메이는 아홉살요.
98년 2월 19일에 집어왔으니까 9살 5개월,
반올림 해서 아홉살.
| 2006-07-05 (Wed) 19:08   
광년이 놀러가면 항상 먼저 반겨주는 메이...^^
정말 사람한테 귀여운짓하는건 쵝오~!!! ㅡㅜ | 2006-07-06 (Thu) 18:00   
메이 쵝오! 애교도 쵝오! 가증도 쵝오! ㅋㅋ 메이와 메이는 애증의 관계 라지요... 쿠쿠. | 2006-07-06 (Thu) 20:21   
져니 으히히 마지막 사진 보고 웃어버렸어요 어찌나 귀여운지(!?)
(저 앙 다문 것같은 표정이 왜이리 귀여울까요-)
그날 찍은 사진중에 사실 메이 사진만 잘나왔어요 ㅠㅠ
(코찔찔 동고비 사진도 있긴 있지만;;) 조만간 사진 들고 갈게용 | 2006-07-06 (Thu) 19:39   
메이 우옷! 메이가 원래 포토제닉 하옵니다..
처음에는 넘 즐겁게 사진을 찍었는데
일케 찍으나 절케 찍으나 넘 쉽게 이쁘게 나오니...
쫌 재수가 없-_-;;더라고요 ㅎㅎ
| 2006-07-06 (Thu) 20:22   
acheron "여전하다. 한결같다. 초지일관. 메이.
여전히 덩치 좋은 수컷들도 기세로 찍어누를줄 알며"
딸랭구가 어메를 닮을 건가요??? 아님 이름의 주인인 메이를 어메가 닮은 건가요?? 메이는 메이님을 닮은것 같습니다(혹은 메이님이 메이를 닮은????....) 역시 사랑하는 가족은 닮아가요... | 2006-07-06 (Thu) 20:41   
메이 제각기 다 닮았어요,
양양의 독기 흐르는 기품이며 하기싫어도 해야 하는건 어떻게든 해치우는 책임감이나..
메이의 눈치 빠른 처세술이며 붙임성 있는 사교성..
나오미가 가끔 보여주는 얼빵함이나 보기와 달리 속은 물러터진것..
등등 다 하나씩은 서로 닮았나봐요. ^^
| 2006-07-07 (Fri) 00:28   
케인 히이=ㅂ= 이럴수록 정말이지 대단하시다니깐. | 2006-07-07 (Fri) 20:48   
메이 냐하~ | 2006-07-07 (Fri) 21:56   
큐라마뇨 언제였죠..? 얼마안된거 같은데... 새로 이사간 작업실에서 얼굴 가까이 가져간 손님에게 앞발질하고 메이님에게 눈물쏙빠지게 혼났던 메이.. 눈치보고 있다가 메이님이 화풀어주니까 다가와 골골이를 하던 메이... 천하무적 메이가 골골이를 해서 엄창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 2006-08-20 (Sun) 20:38   
메이 메이 엄청나게 잘 고륵거려요 ^^ | 2006-08-20 (Sun) 22:01   
redpanty 오오 투~ | 2007-01-24 (Wed) 16:48   
메이 둘째요~ | 2007-01-24 (Wed) 17:07   
D백작 메이의 땡글땡글한 눈이 호기심많고 여자골목대장같아요~ 장난꾸러기일것같아요~ | 2007-09-06 (Thu) 19:54   
메이 진짜 여자 동네 대장 출신이에요 ㅎㅎ
동네 진도개 쌍싸대기를 갈기며 젊은 시절을 보냈답니다;;
사람에게는 더없이 사근사근한 애교덩어리에요 ^^
| 2007-09-06 (Thu) 20:01   
사랑냥 `진돗개 싸대기 갈기던 메이' 정말 많이 들은 소린데요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해요!
뭐 대강 상상은 가는데 말예요 인터넷에 떠도는 개랑 고냥이랑 싸우는 사진같을까요?
이빨 꽉 다물어!! 라는 글자가 박혀있는 리얼한 액션씬 보셨나 몰라요 ㅎㅎ | 2007-10-06 (Sat) 00:18   
메이 걍... 같이 산책 나갔다가 멀리서 다가오는 개를 보면 척척척 다가가서 한방 갈긴다거나...
남의집 열린 대문으로 슥 들어가서 마당 구석에서 자고있던 진돗개 앞으로 척척척 걸어가서 후려갈긴다거나...
두번 다 잽싸게(처음엔 주인이 함께 있어서 사과하며 부리나케 도망, 두번째는 개 짖는 소리에 쥔 나올까봐, 또 진돗개가 정신 차리고 물어버릴까봐) 집어들고 튀었어서 아는거지 혼자 나돌아다닐땐 얼마나 많은 개를 때리고 다녔을지 생각만 해도 ㄷㄷㄷ이에요
| 2007-10-06 (Sat) 01:55   
임군 장군의 포스라고나 할까....메이는 메인쿤이라고 해도 믿을거예요...ㅎㅎㅎ | 2008-11-04 (Tue) 10:50   
메이 설마요! 메인쿤의 반려인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메인쿤의 외모가 싫어요! 네모 번듯하고 거~대한 개주둥이에 둔탁하게 생겨가지고 즤집 야로처럼 한국의 농촌총각도 아니고 근육 울끈불끈한 미국 시골 농장의 일꾼 분위기라고요오오오~~ 무무물론 메인쿤이라는 표딱지 단 녀석들중 무쟈게 애끼는 녀석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그 애라서 이뻐하는것이고;; | 2008-11-08 (Sat) 01:02       

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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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뮤즈

    메이의 포스는 여전합니다!!!
    전 메이가 너무 좋아요.. 제 이상형의 묘상..>ㅁ<
    물론 야로군도 빼놓을수없습니다!!!! (노랑둥이는 언제나 옳다지만.. 힘없어 보이는 치즈태비 아가들은 그야말로 희여멀건한 미소년, 야로는 저를 번쩍 안아올릴 싸나이중의 싸나이같아 보인다는..풉)

    2009.09.21 01:15
  2.  Addr  Edit/Del  Reply 아렌

    메이 좋아요. 이젠 진돗개 싸대기 갈기지는 않는다에서 박장대소. 무지개 다리 건널때까지 꼬장꼬장한 호랑이 할머니일 듯

    2010.09.11 07:36
  3.  Addr  Edit/Del  Reply 하늘을달려라

    메이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어라~^^

    2011.02.15 09:52 신고
  4.  Addr  Edit/Del  Reply 썜엄마^^

    요아이는 양양하고는 다른.......뭔가 도도하면서 새침하면서 시크한 여왕님과같은...........흠......얼음여왕님..딱이예요
    개냥이를 키우는 저로썬 요런 아이도 참 매력있는거 같아요^^

    2011.02.19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