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아옹다옹 나비파 2010. 1. 19. 14:18

친구가 자고 갔던 아침의 사진들이 꽤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것도 추리고 추린 사진들이고 실제로 찍은것은 가만있자... 180장이군요.
티스토리의 한 개시물당 등록 가능한 사진이 50장이니
미공개 사진들을 빠짐없이 모두 올린다면 글 마다 50장씩 스압을 해도 하루 4개 정도의 글을 올려야 하겠네요.
거의 매일 이런식으로 찍어대고 있으니 사진기가 버티는게 용합니다.







어린 녀석들이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는 동안 영감님은 완소 스크레쳐와 함께.
명색이 스크레쳐인데 어찌나 득득 갈아댔던지 종이가 죄다 나달한것이 이미 보들보들 합니다.
하긴 어떤 단단한 종이스크레쳐도 야로와 양양의 발톱 앞에서는 햄스터 베딩일 뿐입니다.

조금 지난 이야기를 하자면,
지난 한달여 야로가 방에서 잠을 자지 않았답니다.
혹한이라 방과 거실은 2도 이상의 온도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허피스를 앓느라 노인네 해소기침을 쿨럭이며 가래를 토해내면서도 바깥 잠을 고집했었죠.
기침이 점점 심해지는것을 지켜보며 철장을 놓고 방 안에 가둬버릴까 하는 생각까지 진지하게 했을 정도로요.








가장 추웠던 하루는 속이 상하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라 이 괘씸한놈 배 깔고 누운 스크레쳐를 확 뺐어버렸습니다.
들고 들어와서 소목이 가지라고 내줬죠.
그랬더니... 이놈의 영감님... 부리나케 제 꽁무니를 쫓아와서
내려놓는 스크레쳐에 턱 올라앉은게 지금까지에요.









조금만 일찍 눈치를 채고 스크레쳐를 방으로 옮겨왔으면 야로의 기침가래가 이렇게 심해지지 않았을테고
매일 아침&퇴근후 스크레쳐의 사방에 빙 둘러 뱉어놓은 마른 가래를 닦느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재구를 보낸 뒤로 연이은 꼬마들의 위기에 머리가 굳어 잘 돌아가지 않았던거죠.
그 왜 있잖아요 뭐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손발에 야로 추가요~







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글대는것만 보여드렸지
나오미의 `밥주세요'는 한번도 이야기 한적 없던것 같네요.
제가 잠이 완전히 깬것 같으면 이렇게 벌떡 서서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면,








나름 부리나케 밖으로 나갑니다. 밥그릇 앞에서 기다리는거죠.







나갔다가 제가 따라 나오지 않으면 다시 들어와서 이글이글이글이글...
그리고 다시 밥그릇 앞에 가서 기다려요.
반응이 없으면 또 들어와서 이글이글이글이글...

그다지 조르는것도 아니고 잔소리를 하지도 않으며 부산하게 움직이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밥그릇 앞에 갔다가, 먼 발치서 저를 바라보다가, 다시 밥그릇을 보러 가는걸 몇번 반복하고
밥 시간이 늦어지는것 같으면 도로 잡니다.
밥 다음으로 소중한게 잠이거든요.







야로 아저씨는 스크레쳐의 정령이라도 되고싶은지 요즘은 밥도 저리 가져다줘야 께작대고 먹어요.
그나마도 먹다말다 하느라고 브즈에게 뺐기기 일쑤인데
브즈가 뺐어먹고 있는건 등 돌리고 앉아서도 쉽게 알 수 있다죠.
돼지 처럼 숨소리가 거칠게 끙끙 나서 돌아보면 브즈 아니면 동고비 아니면 부엉이에요.








브즈는 옆에서 흉을 보거나 말거나 기분이 좋을거에요.
자율급식중인 건사료도 주워먹고 꼬맹이 트리오의 불린 사료도 얻어먹고 야로 아저씨의 사료죽도 뺐어먹고.
쫌실쫌실 먹다보면 배가 빵빵.








그렇게 먹은 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면 살이 뽁뽁 쪄야 하는데
얜 왜 이리 자라지도 않고 살도 안 찌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마른것도 아니고 식욕이 없는것도 아니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지만 불만이 많습니다.
제 인생에 덩치가 커다란 고양이는 정말 인연이 없는것인지
이제 믿을건 오동통한 죠동 하나뿐입니다.








소목이도 이미 텃어요.
두살이 넘어가는 시점에 싱그람보다 작다니.
누가 옆으로 자라는 고양이를 원했나요... 높은 고양이가 좋지 넓은 고양이는 별로인데 말입니다.








우리 여왕님의 평소 모습이에요.
눈물이 그렁그렁 하고 눈꼽 부스러기가 가득한 얼굴에 코에는 코딱지 너머로 누런 콧물이 넘실대며
숨소리는 당장이라도 쓰러지지 않을까 싶게 거칠고 고르지 못합니다.







증세만으로는 열 마리의 고양이들 중 가장 병세가 심각합니다.







단지.







동고비는 동고비니까.
병마와의 싸움에서 세 번의 죽음을 이겨냈던 전사니까.
이 정도는 앓는게 아니랍니다.

입으로 숨을 쉬면서도 입이 마르지 않는 요령을 익혔기에 폐에 물이 차는걸 걱정 할 필요도 없으며
냄새를 맡지 못해도 음식이 앞에 놓이면, 배가 고프면, 남의 입에 들어가는것도 덥석 뺐어 삼키고
먹고싶은 생각이 없을 때라도 코 앞에 들이밀며 먹으라고 몇번 강요하면 오만상을 찌푸리고 투덜대면서도 스스로 주워 삼킵니다.
스스로 먹는 고양이는 뭐든 이겨낼 수 있어요.








동고비가 눈물 콧물 범벅에 눈곱이며 코딱지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도
누구에게나 아름답다는 칭송을 받는건 지극히 당연한겁니다.
강하고 아름다운 고양이에요.







그렇지 않았더라도 뭐.. 동고비는 아름답습니다.
손짓 하나 눈빛 하나, 표정이 보이지 않는 뒷태만 봐도 독특한 마력을 가졌거든요. ^^







요즘 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메이는 문안 인사고 뭐고 침대 밑에서 나오지도 않았어요.







대장 노릇을 하는건 좋은데 요즘들어 점점 집안의 질서를 위해 군기를 잡는게 아니라 괜한 신경질을 내는 경우가 늘었거든요.
무소불위의 폭군으로 거듭나고 싶다기에 그 싹을 자르느라 요즘 집에서 인상 좀 쓰고 있습니다.
아... 그래서 이놈들이 제 기분을 풀어준답시고 요즘 유난히 더 들러붙는지도 모르겠네요.







나란히 줄 서서 죽밥 먹는 꼬맹이 트리오와 아저씨.
이건 그래도 죽 한사발을 벌컥 들이마시던 착한아저씨 모드의 야로에요.
요즘은 그나마도 안 먹어서 캔을 따주고 뭘 해 줘도 먹는게 시원찮습니다.
퇴근길에 닭가슴살 몇덩이 잡아다 먹여보고 그마저도 시원치 않으면 남은건 강제급여 뿐.







말라깽이 야호는 아가씨라고 그새 궁둥이가 토실해졌어요.
사실 야호는 마르기도 했었지만 그보다 오동이와는 반대로 털이 피부에 밀착해서 자라는 타입이라
유달리 더 슬림해 보이는 녀석이에요.
잔병도 많고 월령에 비해 체구가 작은것도 사실이지만 체구에 비해서는 그리 마른건 아니랄까요.







쪼그려 앉아서 한참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오동동동 요 녀석이 치마 밑으로 들어와버려서..







급 촬영 중단입니다.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람이라도 없나 구경중인 투닥투닥 형제들입니다.

소목인 아무래도 이제 5kg이 살짝 넘어갈듯 싶어요.
싱그람보다도 작은 체격에 5kg이라니..
과체중은 확실하고 비만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아슬아슬 합니다.
소목이 녀석에게 비만 진단이 떨어지면
10여 년 전 나오미가 복부 비만에 지방간으로 비만 집중 치료를 받았던 이후로
요람 두번째의 비만괭이 되는거라죠.







소목이가 없었으면 싱그람은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몰라요.
요즘들어 싱그람이 점점 더 예뻐지고 빛이 나는 여러가지 이유들 중에서
마음이 맞는 맞수를 얻은것도 크지 싶거든요.







양양 메이 나오미 야로 재구.. 1세대도 그랬지만
동고비 싱그람 소목 브즈 야호 오동. 2 세대의 묘복(猫福)도 충만합니다.
심지어 잘생긴 덤, 히로도 얻었으니 푸대가 넘칠 지경이에요.


이쯤에서 친구가 부스스 일어나 함께 외출 준비를 합니다.
지난 폭설의 고립 이후로 비상식량을 챙겨놓기는 했지만
집에는 여전히 먹을것이 그다지 없기에 근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후식으로는 앉은 자리에서 푸딩을 먹기로 했답니다.













제가 먹는 이야기를 글로만 쓰고 넘어갈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인거죠!



바닐라 빈이 듬뿍 든 푸딩도 나쁘지 않았고 치즈와 토마토가 들어간 파니니도 좋았지만.







의외로 아주 좋았던건 칠리새우샌드위치!!
그리고 커피라는 존재 자체로 마냥 좋은 커피였어요.

오늘의 늦은 출근길에 들르지 못하는게 마냥 아쉬울 따름입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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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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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얼룩고양이홈즈

    동고비. 정말 너무 멋진것 같아요. 여전사 같은 느낌이예요. 후아..

    2010.01.19 17:31
  2.  Addr  Edit/Del  Reply /fff

    사진속 동고비밖에 모르는 사람도 하닥대게 만드는 마력의 동고비☆
    정말 강한 고양이군요! 동생들 멱살잡고 쌍싸다구에 침뱉는 모습말고도~!

    2010.01.19 17:55
  3.  Addr  Edit/Del  Reply daringcat

    메이가 오동이 밟고 있는 사진만 세 차례 올라온 걸로 기억해요ㅋㅋㅋ
    메이가 오동이를 유난히 밟는 건가요, 아님 우연히 그런 사진이 자주 올라온 건지...
    오동동이는 간 떨어졌겠지만 보는 저는 웃겨서 닥저 했습니다 ㅋㅋㅋ

    2010.01.19 20:34
    •  Addr  Edit/Del YahoMay

      오동이가 유난히 밟히면서도 메이를 따라다니는거라 막을 도리가.... ㅎㅎㅎ
      오늘은 하도 온 몸으로 부비적대니까 메이도 밟다 밟다 기가막힌지 물끄럼히 내려다보고 마네요.

      2010.01.22 01:54 신고
  4.  Addr  Edit/Del  Reply 큐라마뇨

    칠리새우샌드위치... 저거 어디 파는건가요...? 요즘 입맛이 없어서 체력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어요 ㅠ.ㅠ

    2010.01.20 00:16
    •  Addr  Edit/Del 드립오어드립

      질문을 받은 사람은 아니지만 살짝 .. ^^;
      성북동 나폴레옹과자점에서 이 샌드위치를 추천받았던 적이 있어요.
      한 번 검색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 아는 분은 연유토스트를 추천하시던데, 그건 아침 일찍~ 가야 드실 수 있다고 하네요. ^^

      2010.01.22 01:27 신고
    •  Addr  Edit/Del YahoMay

      오오 답글 밍기적댄 덕분에 좋은 정보를...!!
      연유토스트, 아침 일찍, 으음....

      2010.01.22 01:52 신고
  5.  Addr  Edit/Del  Reply heres

    야로랑 꼬맹이 트리오 같이 밥먹는 뒷태가 정말 보기만해도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
    야로가 스크래치를 그리 사랑할줄이야 ㅎㅎㅎ
    오늘은 비도 촉촉하게 내리고 날도 포근해서 메이님댁 아이들도 좋아했을껏 같은데..
    남은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시길 ^^

    2010.01.20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