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아옹다옹 나비파
2010. 3. 16. 12:32
어느 맑은 날의 나오미.
이빨이 하나도 없는 나오미.
아기같은 나오미.
좋으면 뒹구는 나오미.
느림보라 뒹구는것도 느려서 같은 자세만 자꾸 찍히는 나오미.
덩치가 크니까 가볍게 뒹굴어도 심하게 꿈틀대는듯 보이는 나오미.
한 번 뒹굴면 꼭 한 번씩 부비대러 오는 나오미.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문질문질 부비대고 털퍽 쓰러지듯 눕는 나오미.
그리고는 또 뒹굴대는 눈매 귀여운 나오미.
잠시 숨 돌리는 나오미.
아직 덜 뒹굴었다는 나오미.
뒹굴기 시작한지 한참이 지났건만 아직도 혀를 빼물고 있는 나오미.
꿈틀꿈틀 난리도 아닌 나오미.
한 번 시작하면 십 수 분은 뒹구는 나오미.
지치면 중간중간 그루밍도 하고 쉬었다 가는 나오미.
가끔은 진짜 털퍽털퍽 소리까지 나도록 뒤집는 힘찬 나오미.
여전히 혀 빼물고 구르는 나오미.
애들 노는 다 낡아빠진 리본에 버닝하는 나오미.
역동적이지 않은 리본 끄트머리에 더 열광하는 나오미.
곰 같은 힘으로 리본을 움켜쥐는 나오미.
갑자기 관심이 식은듯 뒤돌아선 나오미.
알고보면 저런 어정쩡한 준비자세로 광속의 우다다를 준비중인 나오미.
힘은 좋은데 몸치라서, 자신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정말 검은 선으로만 보이는 정말 빠른 나오미.
벌써 두어바퀴 뛰고 달려나와 리본을 노리고 있는 나오미.
놀 때는 의붓 딸이고 뭐고 없는 나오미.
뛰다 말고 목덜미 긁는 모습이 정말 개 스러운 나오미.
유난히 초록이 진한 이 눈빛은 이렇게 즐겁게 뛰고 난 뒤의 흥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아서 더 짙은겁니다.
먼 길 떠난 뚱이를 배웅하는 아침 내 책상 곁을 지키는 아줌마들.
뚱이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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