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친구들의 이야기 2010. 7. 20. 02:30





능소화의 마지막 남은 딸 흑단이
오늘 장기 입원했습니다.




이런 모습으로 입원을 했던 사흘 뒤
퇴원을 할 때는 결막염이 거의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위장 장애도 나았고 변도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토하는것은 역시나 호흡기 질환으로 목구멍까지 궤양이 생겨
작은 자극에도 토하곤 했던거였답니다.

거의 말짱해진 모습으로 퇴원을 했건만,
에어컨을 설치한 뒤 시험 가동했던 단 한번의 가마 때문에 말짱 도루묵이 되었지 뭡니까.
도루묵 정도가 아니라 가장 심했던 상태로 돌아갔습니다.







멀쩡했던 오른쪽 눈까지 결막염으로 부풀어 올랐고
거의 나아가던 왼쪽 눈은 결막부종이 너무 심해서 눈동자가 아예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안약과 안연고를 넣어주고 두 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다시 눈이 붙어버립니다.
가마를 가동하는 이상 성북동의 집에서 케어를 하는건 흑단을 서서히 말려 죽이는게 될겁니다.
지금껏 앓는 녀석이 있을때면 몇 달이고 가마의 가동을 멈췄었는데,
가마를 돌리면 흑단이 이렇게 악화될거라는 걸 알면서도
더이상은 밥줄을 멈춰 놓을 수가 없네요.

수발 드느라 힘든 저도 저지만
능소화를 구조하신 분도
안쓰러운 마음에 구조의 손길 한 번 내밀었다가
탁묘비에 아홉마리의 밥값 똥값에
능소화가 우리집 녀석들에게 옮긴 잔병 치료비며
능소화 일가의 병원비에 입원비까지..
사람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역시 수월한 것이 한 가지도 없는듯 합니다.









보기에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안쓰럽지만,
다행히 지난번의 입원으로 식욕을 찾고 위장장애도 좋아져서
200g 가량 체중이 늘었고 기력도 전 보다 좋은 편이긴 합니다.








불임수술을 받은 오동이의 마취가 깨기를 기다리는 동안
해가 잘 드는 창가에서 일광욕을 시켰습니다.








얼마나 신나게 이리저리 몸을 지지던지,
나중에는 의자 밑으로 굴러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떨어진 녀석을 깜짝 놀라 얼른 주워올려놓고 보니 다친곳은 없네요.








놀랐을까봐 걱정이었는데,







불어터진 눈을 하고서도 금새 발라당 누워 또 찜질을 시작합니다.












성북동의 집은 동남향이라 이른 오전에만 직사광선이 들어오고
볕이 뜨거워지는 낮 부터는 해가 들지 않거든요.
온도와 습도는 높지만 일광욕을 할 수는 없다보니
해 떨어지고 급격히 서늘해지는 산공기에 일교차가 커서
흑단 뿐 아니라 고양이들도 저도 모두 감기를 달고 지냅니다.
그러니 이런 기회를 놓칠수는 없죠.

흑단도 에어컨이 가동되어 습도가 낮은데다
들이치는 햇살에 뜨겁게 달궈진 창가의 공기가 좋았나봅니다.
털이 따뜻하게 데워져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집에서 처럼 몸을 웅크리지 않고 길게 늘어져 한참을 신나게 뒹굴었습니다.








12일 간의 장기 입원을 마치고 나면
병 따위 훌훌 털어버리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입양을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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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jen

    어머나.... 세상에, 흑단아. 그렇게 약하니. 이 아줌마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건만...
    에어콘이 그렇게 동물한테 안좋은가요. 안그래도 제가 에어콘 싫어해서 잘 안트는데.
    제 기억엔 아주 어렸을적 우리집이 그렇게 잘 못살았어도
    우리 애들은 감기는 커녕 결막염에 걸렸던 적은 없는데.
    첨 봅니다. 왜덜 눈에 눌물 줄줄 달고 사는지 몰랐거든요.
    오히려 눈꼽 코딱지 끼였다고 열심히 물수건으로 떼주곤 했지요.
    아픈 애들 다시 생각해보며 어서 여름이 무사히 가고 건강한 모습으로 뛰놀수 있기를.

    2010.07.20 03:30
  2.  Addr  Edit/Del  Reply 파니

    눈이 정말 팅팅 부었네요...ㅠ.ㅠ 구조라는 것,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 책임이라는 것이 그러하겠죠. 능소화 구조하신 분도, 메이님도, 정말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ㅠ.ㅠ
    흑단, 얼른 건강해지길... 그래서 좋은 인연 만나길 기원합니다.^^

    2010.07.20 10:25
  3.  Addr  Edit/Del  Reply 쩜넷유령

    안쓰럽네요...
    얼른 나아서 좋은 반려인을 만나길 바랍니다.
    먼저 간 형제들 몫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길..

    2010.07.20 10:52
  4.  Addr  Edit/Del  Reply 샤샤

    에고 어서 훌훌 털고 나았으면 좋겠네요. 흑단이도 힘내고 메이님도 힘내세요-

    2010.07.20 19:19
  5.  Addr  Edit/Del  Reply gurahj

    녀석 고생이 많네요. 꼭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010.07.24 02:57
  6.  Addr  Edit/Del  Reply 우연히

    '흑단' 검색하다 사진이 예뻐 예까지 흘러왔습니다. 귀여운 냐옹아가야 어서 나으렴!

    2010.08.18 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