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친구들의 이야기 2010. 8. 4. 17:17

드디어 작업실의 이사를 마치고 정리만 남았습니다.
하긴, 이사는 정리가 반이라고 하니
아직도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그리고 그제 집에서 능소화를 데리고 나오면서
집에는 다시 아홉마리의 가족만 남았습니다.
새로운 작업실은 고작 두평 남짓이지만
히로가 지내기에는 충분할겁니다.
오히려 외로워 할까 걱정이죠.
그나마 능소화와 여우가 입양갈때까지
히로의 외로움을 달래줄거에요.





한번도 정식으로 소개한적 없는 여우는 이제 3~4개월 정도에 접어드는 꼬마고양입니다.
계집아이고 평범한 고등어 무늬를 가졌지만
묘하게 사람의 시선을 끄는 화려한 느낌을 갖고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타고난 미모 대신
엄청난 결막염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지요.









체형이 워낙 늘씬하고 멋진 몸매라 독사진으로는 꽤 큼직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자그마합니다.








결막염은 보통 감기라고 부르는 호흡기 질환 때문인데,
이나마도 많이 나아진 모습으로
한동안 부풀어오른 결막이 안구를 아예 뒤덮어서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눈동자도 전혀 보이지 않았었어요.

저 꼴을 해가지고도 잘 먹고 잘 싸고 신나게 노는 씩씩한 녀석이다보니
하루가 다르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쬐만한 녀석이 꼴에 누나라고,
이사 직전의 정신없는 와중에도 낯선 고양이나 사람들이 들어오면
이웃집 샵의 꼬맹이들을 죄다 등 뒤로 숨겨놓고
혼자서 맞서는 멋진 누이였답니다.









이사 직전 새벽에 짐보다 히로를 먼저 옮겨놨었습니다.
이땐 바닥이 훤히 보였네요,
저 바닥에는 3~5mm 두께로 기름때가 덮여있었어서
소다를 개어 바르고 바닥을 온통 기어다니며 헤라로 박박 밀어 물청소를 했다죠.










짐을 옮겨놓고 사람들이 돌아가자마자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 들던 히로.








낯설고 당황스럽다며 자꾸 뛰쳐나가 옆 건물 지하의 옛 작업실로 가려는걸 막느라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짐을 옮겨놓은 다음날은 온갖 짐으로 발 디딜 틈도 없었어서
몸집 작은 고양이들이 화장실을 가는것도 어렵겠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60% 정도는 정리가 된 모습이 이래요.










퇴근을 하려고 밖에 내놨던 짐을 꾸역꾸역 안으로 밀어넣는 와중에
눈치 빠르게 퇴근하지 말라고 달라붙어 손발을 묶던 히로.









짐을 옮겨놓고 벌써 5일이 지난 조금 전의 사진입니다.
여우 눈이 많이 좋아졌죠.
한참 심할때 눈에서 피가 줄줄 흘렀던걸 생각하면 정말 좋아졌어요.
약도 꼴깍꼴깍 잘 받아먹는 착한 여우에요.








출근준비를 하고 있을때 인동이 누나가 보내주신 모래가 도착했는데,
열어보니 서비스로 간식이 들어있길래 착한 여우 주려고 들고나왔습니다.









그런데 히로가 다 먹었어요.










와잡와잡









꿀떡







히로 아저씨가 한 입에 훌떡 삼켜버려서 여우는 손톱 만큼만 얻어먹었지 뭡니까.









더주세요오오오오오~~~~!!!

하지만 다 떨어졌거든요?
이제 없거든요?









대신 여우가 좋아하는 쓰담쓰담을 해 주기로 했습니다.









여우의 출신은 들고양이.
동물병원에 TNR로 잡혀들어온 새끼고양이를
배를 가르고 수술해서 방사할수도 없고,
사람의 손을 물고 찢는 야생성 강한 녀석이라 입양을 보낼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지육신 멀쩡한 녀석을 안락사를 할 수도 없으니
병원에서는 눈치 살펴가며 캣맘이 상주하는 지역에 몰래 내놓을까 하는 궁리까지 했었더랍니다.








아무튼 일전에 도움을 받은 일이 있었어서 은혜를 갚느라
사람 손을 물고 할퀴지만 않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데려왔었던게
호흡기 질환을 덜컥 옮아버린데다 병원쪽 사정으로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고 입양도 못 가고 지내고 있었는데,
이제 해 잘 드는 1층으로 이사를 왔으니까 금방 나아져서 입양 갈 수 있을겁니다.
더구나 워낙 기본 미모가 있는데다
이렇게 손에 착착 감기는 집고양이가 되었으니까
입양도 잘 갈 수 있을거에요.









여우가 제일 좋아하는건 잠도 아니고 밥도 아니고 간식도 아닌,
놀이!!!
아무것도 없는 손가락 끝에도 낚입니다.









이런 비루한 장난감이면 아주 훨훨 날아요.









정리만 마치면 장난감이라도 만들어줘야겠어요.









그리고 집에서 잘 지내다가 어수선한 가게로 끌려나온 능소화는,









벌써부터 마음에 드는 손님이 오면 근처를 맴돌며 들러붙어서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습니다.
근데 아직도 보는 눈이 없어서
꼭 침을 발라도 저를 입양할 여유가 없는,
영양가 없는 사람들만 고르네요.
웃긴 바보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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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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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파니

    여우 눈 보고 정말 깜딱! ...죄송하고 미안한 표현이지만, 정말 꿈에 나올까 무서웠...ㅠ.ㅠ
    고양이 보고 그런 생각 든 거는 정말 머리털 나고 처음이었거든요...ㅠ.ㅠ 으헝....ㅠ.ㅠ
    여우 그래도 많이 나아졌네요. 얼른 나아서 미모를 보여주렴! ㅎㅎ
    담에 방문할 때 히로랑 능소화 줄 간식 싸들고 가야겠어요! 여우는 그 전에 좋은 집 가길! ㅎㅎ

    2010.08.04 17:32
    •  Addr  Edit/Del YahoMay

      컴컴한 밤에 돌아보는 허연 얼굴의 새빨간 눈......... 납량특집 단골 메뉴잖아요. ㅎㅎㅎ
      심술부려야지, 저기다가 눈에서 새빨간 핏물을 뚝뚝 떨구는...!!

      2010.08.04 17:44 신고
  2.  Addr  Edit/Del  Reply 알 수 없는 사용자

    여우야.. 와구 와구 많이 먹고 빨리 나으렴!
    마음 아파요... 하지만 금방 나아서 좋은 집에 가겠지요.
    히로 표정 맘에 듭니다.

    2010.08.04 20:34
  3.  Addr  Edit/Del  Reply jen

    아이구... 여우마저... ㅡㅡ;;; 이 넘은 더 심하네요. 으휴~~~
    정말 납량특집에나 나올법직한데요. ㅡㅡ;;; 등골이 오싹!
    그래도 이 넘도 다른 양이처럼 똑같이 귀여운데요.
    먹는 것, 노는 것좀 보세요.
    일케 말들으면 일케 간식주고 이뿜받는구나 하고 잘 배울거에요.
    여우, 화이팅~~~
    그리고 능소화 안녕? 잘 지내지? 히로아저씨 괜찮은 분이지? ^^

    2010.08.04 23:24
  4.  Addr  Edit/Del  Reply 해용

    결막염 이렇게 심하게 걸린 눈 처음 봐요, 너무 안쓰럽네요. 여우야, 빨리 나아라!!! *^^*

    2010.08.05 14:07
  5.  Addr  Edit/Del  Reply 큐라마뇨

    저는 여우가 너무 맘에 들어요. ^^

    2010.08.06 00:35
  6.  Addr  Edit/Del  Reply haru™

    우왕 여우가,,,ㅠㅠ납량특집 안 좋아해요,,,,ㅠㅠ
    정말 빨리 나아서 예전의 미모를 뒤찾았으면,,,
    힘내요^^

    2010.08.06 02:00
  7.  Addr  Edit/Del  Reply 알 수 없는 사용자

    세마리 다 너무 예쁘네요! 여우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요..ㅠㅠ

    2010.08.06 08:41
  8.  Addr  Edit/Del  Reply daringcat

    간식 먹을 때 히로 눈이 희번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08.07 2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