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사를 돕느라 오동이 아부지께서 월요일 휴가를 내셨던지라 당일 수배 가능한 짐차의 시간에 맞추다보니 큰 가구들과 차가 도착할때까지 싸 놓았던 짐만 간신히 옮겼습니다. 어제오늘 옮겨온 짐은 절반정도 정리가 되었고 힘들여 가져온 책장중 두 개는 아무래도 자리가 나지 않아 버려질듯 하네요.
다행히 인터넷도 무리없이 연결이 되었고 책상과 작업대의 자리가 잡혔으니 남은 짐은 주중에 하루 날을 잡아 옮기기로 하고 작업 스케줄을 정리중인데요, 기물 선반과 포장재를 쟁여놓을 공간이 부족하고 히로의 거대한 철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작업 동선이 생각처럼 잘 나올지, 조금 지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작업중은 물론이고 시유를 할때도, 또 가마에 쟁여 넣을때도 조금만 부주의하면 쉽게 파손이 되지만 이럴땐 사람은 다치는 일이 없습니다. 헌데 소성을 마치고 100도 전후의 그릇을 꺼낼때는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피로가 쌓여있는건 꽤 위험한 일이더군요.
이사며 여러가지로 신경 쓸 일이 많았던 지난주에는 가마를 열고 그릇을 꺼내던중에 입가를 간지르던 머리칼 혹은 고양이의 털을 떼려 무심결에 뜨거운 그릇을 든 손등을 얼굴로 가져갔다가 그릇이 목에 닿아 화상을 입었지 뭡니까.
순식간에 물집이 잡혀서 많이 놀랐었는데, 다행히 살성이 유달리 좋은편이라 약 한번 바를 정신이 없었는데도 슬그머니 가라앉아 며칠 지나기도 전에 벌써 까뭇하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끓는 기름이 튀어 생겼던 화상의 흉터도 사라지는 트롤의 피부이니 흉이 남을 걱정은 없지만 엄청 놀랐어요.



생각해보니 기름이 튄 흉터만 사라진게 아니었네요. 어른들의 말씀으로는 제가 아주 어린시절 밥상 위로 넘어지면서 펄펄 끓는 뚝배기에 거꾸로 처박혔었다지 뭡니까. 오른쪽 얼굴이 턱까지 피부가 전부 벗겨지고 머리칼이 홀랑 빠질 정도의 심한 화상을 입었었다고 하시는데 당최 기억에도 없고 흉터도 콩알만한 흔적만 머리칼 속에 남아있답니다. 
오른쪽 머리와 턱이 왼쪽에 비해 눈에 띄게 작을 정도로 뼈가 자라지 못할 지경의 화상을 입고도 피부에는 흉터가 남아있지 않으니, 정말 트롤이라 불려도 할 말이 없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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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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