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기억속의 나비파
2011. 1. 7. 12:44
2002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일겁니다.
지금은 재개발로 사라진 동네의 일본식 양옥집인데요,
저희집 녀석들은 모두 창이 이렇게 활짝 열려있어도
제 허락 없이는 함부로 뛰쳐나가지 않다보니
이때나 지금이나 자주 방충망까지 열어놓고 환기를 합니다.

이 날은 단순히 환기를 하려던게 아니라 뭔가 일이 있었던것 같은데,
앞을 보지 못해 높은곳을 수월하게 오르내리지 못하던 재구를 뺀 네마리가 옹기종기 모여서 뭘 보고 있는건지 생각이 나면 좋으련만 벌써 몇해 전 부터 영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졸졸이 붙어앉아 호들갑스럽게 자리를 바꿔가며 구경하는 폼이 어디 불구경이라도 하는듯 싶어 호떡집에 불났다는 설정으로 글을 올렸던것만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단순히 나가놀고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문이 활짝 열려있는데, 당장이라도 뛰어내려 맘껏 놀고싶은데, 녀석들은 이때나 지금이나 창틀을 박차는 순간 제 팔이 가제트 만능팔처럼 쭉 뻗어나와 허공에서 잡힐거라고 믿고있습니다.

하긴 어느 주인이 고양이들이 올라간다고 책상 위에 함께 올라서서 창 밖을 내다보고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을 갖게 하는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나름 흥미진진한 게임이었습니다.
호떡집이 아니라 사료 가게에 불이 났어도 제가 지켜보고 있는 이상 언감생심 뛰어내리지 못 할겁니다.

뛰어봐야 주인의 만능팔을 벗어날수 없다고 믿는 고양이들,
고양이들이 내 제어를 벗어날수 없다고 믿고있다는걸 또 믿는 주인,
생각해보면 이런것도 반려인과 반려동물 상호간의 믿음이로군요.
농담삼아 가끔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네놈들이 죽기 전에는 내 손을 빠져나갈 수 없을거다." 하고요.
이런 마음으로 살고 있으니 숱하게 잃어버렸던 내 고양이들을 모두 찾아낼수 있었고 활짝 열린 문도, 몸줄 없이 하는 산책도 가능한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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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골오골 옹기종기~ 궁딩이를 툭- 밀어보고싶은 기분이 큼큼...저렇게 모여서 한마리도 떨어지지 않는게 참 신기합니다~ ㅋㅋㅋ 점심 식사 맛있게 하세요~!
2011.01.07 12:47설명을 주욱 읽고 보니
2011.01.07 13:42궁둥이를 툭 밀면 뛰어내리기는 커녕 안떨어지려고 창틀에 발톱을 왕 박아넣고 버둥댈것 같아요 ㅎㅎ
밀어봤는데, 마녀님 정답이세요.
2011.01.09 00:50 신고볼때마다 신기하네요 ~
2011.01.07 14:16어떻게 안나갈수있죠?!
고양이한테 안돼~ 하면 하지않는 교육 방법좀 가르쳐주세요 ~
포인트는 간단해요, 사고를 쳤을때 야단칠 생각을 버리고 고양이의 행동 패턴을 관찰하다가 사고가 생길만한 행동을 하려고 몸을 움직이려고 하는 순간 미리 정해둔 명령어를 말하며 제지하는걸 반복하다보면 나중엔 말만 해도 들어요.
2011.01.09 00:52 신고마지막 사진중에 한녀석이 허락을 기다리는 눈빛처럼 보이네요^^
2011.01.07 15:35 신고녀석들 밖깥세상이 많이 궁금 할텐데...
주인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ㅎㅎㅎ
그건 아마 배꼽찾기님 말씀이 맞았던걸로 기억해요, 나가고싶어서 근질거리며 제 안색을 살피는거였어요. ^^
2011.01.09 00:53 신고정말 야로 표정이.... 나가도 되요? 허락을 구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는 거 같아요~ ㅋㅋㅋ
2011.01.07 16:04메이님과 냥이들 간의 그런 믿음어린 관계가 참으로 부럽습니다~ ^^
그런 믿음도 믿음은 믿음이죠. ^^;;
2011.01.09 00:53 신고2002년이면~ 저 사진 속의 검은 고양이는 나오미일텐데,
2011.01.07 16:24저 옆모습은 깜짝 놀랄만큼 동고비네요^^...(제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걸까요~?)
옆얼굴은 영락없는 동고비인데 몸매는 걍 딱 싱그람인거죠~!! 크으....
2011.01.09 00:54 신고호떡집 아니,, 사료집에 불이나서 사료 몇알이 또로로록 굴러 계단으로 내려오는것을 보고있거나,,, 아님
2011.01.07 16:49벌레의 출몰로 네녀석이 저걸 잡아야하나 말아야하나... ㅋㅋ 하는
근데요 정말 어쩜 저리 않나가고 한발짝 내어볼만도 한데... ㅋ 엄마가 아가들 교육하나는 증말~ 잘 시키셨어요!!
능력자!!메이님
전 원래 다들 이렇게 사는줄 알았었어요.
2011.01.09 00:54 신고멀뚱멀뚱~ 구경만하는 녀석들이군요.ㅎㅎㅎ
2011.01.07 17:00방충망을 달지않아도 좋은 여름이네요~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겨울은 여러모로 힘들어요.
2011.01.09 00:54 신고요령 좀 갈쳐주세요
2011.01.07 17:44우리애들은 둘만 놀아요
절 제외시키구요
맨날 놀아주시나요?
전 거의 안 놀아주는 편이에요, 꽤나 무심하구요, 자고로 고양이란 관상용 고양이가 최고라는 입장이거든요. ^^;
2011.01.09 00:55 신고즈이들이 좋을때 다가오고 싫을때 떠나는게 좋아요.
혹시 다람쥐나 비둘기 같은 작은 동물이 왔다갔다 하지 않았을까요..
2011.01.07 18:01일제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4개의 뒤꼭지가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넘 귀여워요~~
그러게요, 뭔가 있었으니 저리 내다보는걸텐데 영 생각이 나지 않네요.
2011.01.09 00:56 신고아이고 ㅎㅎㅎ 으하하하 으하하
2011.01.07 19:16 신고귀엽죠오~ 토실토실한 야로도 그렇고, 다들 반짝거렸어요.(뚱뚱한놈 조차...-_-;;; )
2011.01.09 00:56 신고아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 참 이쁘네요.
2011.01.07 19:55야로가 "엄마, 우리 싱크로 쩔죠?" 라고 하는것 같기도 ㅎㅎ
말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네요!!
속으로는 무슨 욕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ㅎㅎ
2011.01.09 00:57 신고마치 몸매비교 항공샷을 찍을 수 있게 폼을 잡아주는 것 같습니다 ㅋㅋ
2011.01.07 21:35전에 메이님 다른 글에서 봤어요, 요령이라고 알아봤자 아무나 따라할 수도 없겠더라고요.
고양이가 딱 뛰쳐나갈 때 언제나 붙잡아버리면 결국 뛰쳐나가려는 시도를 멈춘다는 거였는데,
고양이의 행동을 0.1초라도 빨리 파악하는 눈썰미 + 고양이만큼 빠른 반사신경 이게 필요한거더라고요.
전 방법을 알아도 못할 것 같아요.
맞아요 타이밍이요, 타이밍만 잘 맞추면 사실 몸을 움직여 잡을 필요도 없이 `쓰읍------' 한번으로도 통해요.
2011.01.09 00:58 신고아이들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재미난 사진이예요....
2011.01.07 23:30아웅....................... 정말...모두들 한 번 보고싶어요
여름이면 창을 활짝 열어놓고 사는편이라 제 집앞을 지나가신다면 죄다 보실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ㅎㅎ
2011.01.09 00:58 신고우리 구남이! 눈이 왜 노래져쓰까요오??!!!!
2011.01.08 14:10야로 눈은 아마 햇빛때문에 더 노랗게 보이는걸거에요.
2011.01.09 00:59 신고헉 이거 부엉이글에 달을 댓글인데
2011.01.09 15:28말입죠 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 고개도 넷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네요ㅎㅎㅎ
2011.01.08 14:29밖으로 나가지 않는거도 넘 대견스럽네요
고양이 키울 때 잃어버릴까바 늘 걱정이 앞서거든요ㅋ
여러번 잃었었어요, 모두 찾아냈구요.
2011.01.09 01:02 신고그런데 내가 키운 내 고양이는 매번 찾아냈으면서 업둥이는 지금까지 셋이나 잃어버렸더랍니다.
지금이라면 그렇게 잃어버리지 않았을텐데, 세상 고양이가 다 내 고양이 같지 않다는걸 그땐 몰라도 너무 몰랐어요. 어리석었죠.
고양이가 창문에서 뛰어내리면 어쩔러구""
2011.03.26 18:46고양이고양이고양이고양이고양이고양이 고양이란말만할수있어 헉""""""""""""""""""""""""""""""""""""
2011.03.26 18:53고양이고양이고양이고양이고양이고양이 고양이란말만할수있어 헉""""""""""""""""""""""""""""""""""""
2011.03.26 1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