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기억속의 나비파 2011. 1. 6. 19:27

꽤 오래전의 이야기입니다,
6년간 운영했던 옛 블로그에서 옮겨와 수정했습니다.

고양이들이 상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이런 상자에 대한 고양이들의 열망은 턱없이 작은 상자에 궁둥이를 들이미는 녀석들이 적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데요,
제가 아는 가장 작은 상자에 도전한 고양이의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2006년 여름,
소소한 선물이 담겨있던 상자를 조그마한 고양이의 침대로 꾸며주었습니다.







 

침대의 주인인 단지는 쥐끈끈이에 들러붙어 들어왔던 업둥이로,
입양간 뒤 지금은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미모의 아가씨로 자랐습니다.








무대(?) 소개가 끝났으니 이제는 주인공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사건의 주인공은 신사적이고 조용하며 예의바르기로 유명했던(이미 과거형입니다.) 야로였습니다.
어지간히 작은 택배 상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더 작고 얇은 상자도 상자라고 차별하지 않고 의연히 궁둥이를 들이밀어보지만 뒷발을 상자 안에 넣은채 궁둥이를 내려 앉는것도 각이 나오지 않습니다. 앉으려고 하면 자꾸 똥꼬가 상자 턱에 걸립니다.







 

수차례나 실패를 한 끝에,
우선 뒷발 둘을 먼저 상자 안에 넣고서 빙그르르 360도 회전을 하면서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이어서 앞발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상자 안으로 집어넣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뻐꾸기 알 품듯(?) 살폿 내려앉아 드디어 상자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상자가 멀쩡하지는 못했는데요,
상자 밖으로 꼬리끝 나오지 않았으니 성공으로 쳐 줘야 할지 탈락 시켜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위에서 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얼마나 작은 상자였는지 정면 사진으로는 느낄수 없었던 상자의 크기가 확 와 닿습니다.







 

흡족한 야로는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나잇살이나 먹었다 하는 어른 고양이의 얼토당토 않은 횡포에
침대의 주인 단지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슬퍼했지만 이미 돌이킬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야로가 떠난 단지의 침대는 이미 아늑한 침대의 형상이 아니었으니까요.
단지는 망가진 침대를 버릴수밖에 없었습니다.







 

헌데 또 다른 어른 고양이, 나오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야로가 버리고 간 침대의 잔해에 깃들어 잠이든 나오미.
하지만 몸이 유연한 야로와 달리 나오미는 타고난 몸치였던 탓에
야로가 한 숨 자고 떠난 뒤에도 나름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던 단지의 침대 잔해는
다음날 아침 잘 다림질 된 판판한 모양으로 변한채 발견되었습니다.







상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몇 더 있습니다.
빈 상자를 이용해서 비둘기를 잡아야 했던 사연이라거나,
거대한 상자에 개와 함께 들어가본 이야기 등.
언제고 옛 블로그를 뒤적이다 발굴하게되면 이번처럼 옮겨올 생각입니다.
posted by YahoMay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ddr  Edit/Del  Reply 지나

    단지의 저 망연자실한 모습;;

    2011.01.06 19:41
  2.  Addr  Edit/Del  Reply 딸기리챠드봄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 좋아요~~~~

    2011.01.06 19:41
  3.  Addr  Edit/Del  Reply 배꼽찾기

    고양이들은 왜 그렇게 상자에 들어 가려고 하는 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상자 욕심은 나는데... 몸은 불어 있고 ...
    침대주인의 닭똥같은 눈물 너무 귀여워요 ^^

    2011.01.06 20:57
  4.  Addr  Edit/Del  Reply yann

    아이고 이쁘다 우리 딸내미~~~ +_+
    단지는 요새 어째 살이 찌면 찔수록 땡글땡글 이뻐집니다
    다욧같은거 안시켜도 괜찮...습..니...ㄷ..ㅏ..
    (아...그래도 살은 빼야하는데 말이죠 ;ㅅ;)
    저만하던게 벌써 네살 반입니다요 ㅎㅎ

    2011.01.06 23:34 신고
  5.  Addr  Edit/Del  Reply 레몬

    아흐.. 야로 귀여워요. 단지의 눈물샷도 너무 귀엽네요 ㅎㅎ

    2011.01.07 00:56
  6.  Addr  Edit/Del  Reply 준이맘

    ㅋㅋㅋ 저 상자사진 기억납니다. 단지 눈물 사진도요 ^^
    추억의 사진들 좋군요 ㅎㅎ

    2011.01.07 01:09
  7.  Addr  Edit/Del  Reply 루칸루칸

    야!!!!......ㅠ//ㅠ;;;;;;로..........야....(옹에서 님. 이제 드디어 그는 야.가 되었다다..)

    2011.01.07 01:16
  8.  Addr  Edit/Del  Reply

    아 전부 안아주고 싶어요 끙

    2011.01.07 02:08
    •  Addr  Edit/Del YahoMay

      한번에 안아보니 들어올리는건 세마리가 한계였고 함께 봉지에 들어간건 네 마리가 최고였어요. ㅎㅎ

      2011.01.07 11:55 신고
  9.  Addr  Edit/Del  Reply ♡솔로몬♡

    ㅋㅋㅋ 고양이들은 작은곳에 들어가려고 할까요 ㅋㅋ
    저희집 고양이도 작은 상자만 보면 얼굴부터 들이밀고 봐요 ㅋㅋ

    2011.01.07 02:12 신고
    •  Addr  Edit/Del YahoMay

      바로 윗 댓글을 달다가 생각난건데, 이제보니 저는 상자에만 들어가본게 아니라 비닐봉지에도 들어가봤었네요, 재미있었어요. ㅎㅎ

      2011.01.07 11:56 신고
  10.  Addr  Edit/Del  Reply 무민

    기네스북이라시길래...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0106601014

    메이랑 털색이 조금 비슷한 요 39세 고등어가 기네스북에 오른다네요.사람 나이로 170살이 넘었는데 이런 동안이라니, -_-;
    이 기사에 따르면 고양이 평균수명이 15살이라는데, 야로도 전임대장 체면이 있지, 39세는 무리더라도 고양이 평균은 좀 넘어주지 않을까요? ㅎ

    2011.01.07 04:33
    •  Addr  Edit/Del YahoMay

      저와 동갑내기 고양이라니 어휴, 그렇잖아도 간밤에 기사를 보고 한참 꺅꺅거렸답니다.

      2011.01.07 11:57 신고
  11.  Addr  Edit/Del  Reply Hae

    와 젊은시절의 야로 아저씨 코트결 최고

    2011.01.07 08:24
  12.  Addr  Edit/Del  Reply 세타로

    ㅋㅋㅋㅋㅋ 야로옹!! 아 귀여워라. 어찌나 천연덕 스러운지 ㅋㅋ 보시면서 말리지도 못하셨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나오미 ㅋㅋㅋㅋㅋㅋ 야로가 들어간게 부러워서 들어간거지? 아이고 귀여워라

    2011.01.07 08:51
  13.  Addr  Edit/Del  Reply 아마조나

    캬아아아악!!
    야로대장님 너무 귀여워요 ㅠ.ㅠ
    지금도 회춘 했는지 아기냥처럼 어리광부리는 모습 너무 귀여운데
    예전에는 한번씩 대장의 위엄을 내려놓고 아기냥처럼 놀았군요 ㅎㅎㅎㅎ

    2011.01.07 09:19
  14.  Addr  Edit/Del  Reply 알 수 없는 사용자

    아 한참을 웃다 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고양이들의 매력 중 하나가 요런 상자 사랑인거 같아요
    아 계속 웃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1.01.07 12:15
  15.  Addr  Edit/Del  Reply Zorro

    ㅋㅋㅋㅋㅋㅋ 저기에 비집고 들어가다니...
    넘 귀여버요.....ㅎㅎㅎㅎㅎㅎ

    2011.01.07 12:15 신고
  16.  Addr  Edit/Del  Reply 하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을 배꼽잡고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1.01.07 16:43
  17.  Addr  Edit/Del  Reply zionis

    ㅋㅋㅋㅋㅋ
    이사진 기억나요~
    그때의 단지가 벌써 커서 이제는 중년이 되었겠네요...벌써 5년전이니 말입니당~
    상자탐은 어쩔수 없는 본능인가봐요 ㅋ

    2011.01.08 17:55 신고
  18.  Addr  Edit/Del  Reply 아렌

    제가 보지 못한 야로가 이렇게 거대(?)했다니요!!
    그래도 압축이 좋으니 소목이보다 낫다고 해야하나요;;;

    2011.02.03 01:59
    •  Addr  Edit/Del YahoMay

      원래 알집보다 뛰어난 얄집이라고.. 야로도 뚱뚱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땐 윗 사진보다 훨씬 거대한 느낌이었죠. 저 무렵도 웅크려서 그렇지 호리낭창한 시절이에요.

      2011.01.07 11:53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