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삿짐이 들어오면 가마를 땔 작업을 할 공간도 없어지기에 짐이 들어오기 전에 한 가마를 채우지도 못하고 부리나케 때야 했는데요, 한달여 짐 정리에 시달리느라 체력이 좋지 못한 탓에 그림을 그리고 연달아 유약을 바르고, 굽에 묻은 유약을 닦아내고 손질을 한 뒤, 재임(가마에 넣는 것)을 하고, 스위치를 올린 뒤 뚜껑을 닫을 수 있을 때까지 두시간 정도를 버티다가 뚜껑을 닫자마자 전기난로만 겨우 끄고 그대로 골아떨어졌지 뭡니까.
쓰던 가습기가 고장이 나서 하다못해 미리 돌려놓았던 빨래라도 널었어야 했는데 그대로 잠들었으니 평소같았으면 동고비와 야로의 병세에 엄청난 타격이었을겁니다.

헌데 제게는 천만다행으로 그 날은 마침 최저 기온이 영하 18도 였습니다.
이런 날은 실내외 온도차로 현관과 창문에 결로가 생기다 못해 수돗물을 틀어놓은듯 줄줄 흐르곤 합니다.




그렇게 시체처럼 쓰러져 있기를 몇시간,
저혈압이고 뭐고 정신이 들기도 전에 몸이 먼저 튕겨 일어나 난로의 온기가 닿지 않는 방 구석에 놓아둔 온도계를 확인했습니다.
실내 온도 33도 습도 33퍼센트.
양호합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혹시라도 난로만으로 부족할까봐 조금 높게 설정했던 보일러의 설정 온도 옆에 
실내 온도가 29도로 나와있습니다.
아마도 벽 속에 설치된 온도계라 바깥 날씨의 영향을 더 받은 모양입니다.












휘청휘청 가마가 놓인 밖으로 나가 창가에 있는 히로 철장에 붙여놨던 온도계를 확인했습니다.
실내 온도 32도 습도는 16 퍼센트.












가마의 온도는 벌써 1252도를 찍고서 순식간에 923도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천만다행입니다.
얼마전 거금을 들여 가마의 열선을 교체하고 고장난 부분을 수리한 덕도 크겠지만
영하 18도의 추운 날이 아니었다면 동고비와 야로의 병세가 악화되어 눈물 께나 뽑았을겁니다.
과거에 이렇게 방심하고 잠든 날의 실내 온도는 38~40도 습도는 5 퍼센트 전후였거든요.

영하 18도의 이상 한파가 이렇게 고맙게 느껴질줄은 몰랐습니다.










고양이 사진이 없으면 서운하죠,
당장이라도 콧물을 뚝 떨굴듯 보이는 며칠전의 동고비입니다.

참고로 상부호흡기질환을 앓고 있는 고양이는 45% 안팎의 습도를 유지하는게 좋은데요,
건조하거나 습해지면 바이러스의 활동이 심해지며 순식간에 병세가 악화됩니다.
온도는 높건 낮건 비슷하게 유지만 된다면 큰 타격이 없지만 일교차가 큰 것은 또 그 나름으로 위험합니다.


posted by Yaho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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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Edit/Del  Reply 민트맘

    으와, 엄청 따시다는 저희집 27도는 명함도 못내밀 온도네요.
    영하 18도 날씨가 이렇게도 다행스럽다니요..ㅎㅎ

    2011.01.18 07:48
    •  Addr  Edit/Del YahoMay

      민트맘님 말씀대로 추위에 고생하는 분들을 생각하면 얼른 날이 풀려 봄이 왔으면 싶지만 제게는 정말 다행이었어요.

      2011.01.18 09:24 신고
  2.  Addr  Edit/Del  Reply 세타로

    저희집은 항상 24도 정도를 유지합니다. 전 메이님도 걱정되네요. 그렇게 쓰러지듯이 잠이 드시다니. 메이님도 건강하시길 바래요!

    2011.01.18 09:22
    •  Addr  Edit/Del YahoMay

      원래 자는데 재주가 좀 있어놔서 평소에도 자려고 누우면 몇십초 안에 잠들곤 해요, 대화를 하다가도 뚝- 끊겨 잠드는걸 보면 불면증과는 영영 인연이 없으려나봐요.
      이번에는 누울까? 하는 생각만 했던것 같은데 잠들어버렸다는게 약간 다르다죠.
      아무튼! 고맙습니다. ^^

      2011.01.18 09:27 신고
  3.  Addr  Edit/Del  Reply 살찐냐옹

    사하라 사막을 능가하는 습도...-0-;;;;;;
    날씨가 추워서 습도가 그만하기에 천만 다행이어요.
    그나저나 가마위에 올려놓은 합판이 너무 뜨끈하니 좋던데 누워 있을 수 있는 몸무게만 된다면
    누워서 지지고 싶던 아줌마...OTUL

    2011.01.18 09:28
    •  Addr  Edit/Del YahoMay

      히로 생각에 또 갑갑증이 도졌다가 살찐냐옹님 댓글에 뿜었어요.
      가마 때는 조짐만 보이면 정말로 괭놈들이 우글우글 찜질하러 몰려들거든요.

      2011.01.18 09:34 신고
  4.  Addr  Edit/Del  Reply 바람의라이더

    헉...동고비....병명을 보고 느낀건데....
    저도 상부호흡기질환을 갖고 있는걸까요....
    조금이라도 건조하거나 습하면 갑자기 알레르기처럼 콧물이 줄줄 나오는데... =_=;;;;;

    ㅠㅠ

    동고비에게 동질감이 급 느껴지면서..... 건강하자 동고비 ㅠㅠ;;;;//

    2011.01.18 12:35
    •  Addr  Edit/Del YahoMay

      바이러스의 종류가 달라서 사람과 고양이간에 전염이 되지는 않지만 감기라고 볼 수 있어요, 사람으로 치면 신종플루 정도랄까. 건강하면 가볍게 앓고 넘어가지만 면역력이 약한 녀석들은 죽기도 하고요.
      그래서 케어하는게 거의 습사해요.
      가끔 호흡기가 나쁜 두 녀석이 한쪽은 건조하면 악화되고 다른쪽은 습해지면 악화되어서 낭패인 케이스도 있긴 하지만요.

      2011.01.20 00:14 신고
  5.  Addr  Edit/Del  Reply 아마조나

    어제 회사 수도관이 동파해서 오전내내 오돌오돌 떨었더니 몸살이 났어요..
    메이님 건강조심하세요~~ 저는 미혼인데도 지지고 싶어요~ㅠ,ㅠ

    2011.01.18 12:43
    •  Addr  Edit/Del YahoMay

      주변에 수도 하수도 보일러 얼었다는 집들이 가득한데 저희집은 정말 현관문 하나 빼면 엄청 잘 지은 집인가봐요, 현관 밖에 엉성하게 비닐치고 보일러도 꺼진채 난로만 켜 놔도 얼기는 커녕 춥지도 않아요.

      2011.01.20 00:17 신고
  6.  Addr  Edit/Del  Reply 수현

    겨울오면서 마스땜시 온도, 습도 엄청 신경 곤두세웠는데
    다행히 내 정성을 알아주는 건지 아님 천하무적이 되어가는지
    울 마스는 건강해요 ^^
    메이님도 건강하세요!!!

    2011.01.18 19:47
    •  Addr  Edit/Del YahoMay

      우와! 태생이 건강하게 태어났어서 그럴거에요, 브즈도 작년 이맘때 죽는줄 알았었는데, 지금도 호흡소리며 잇몸이 엉망인데도 엄청 씩씩해져서 놀라와요.

      2011.01.20 00:18 신고